"세상 바꾸는 디자인의 매력에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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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디자인상 석권한 동서대 김태진 씨

"디자인을 통해 환경보호 등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는 일을 할 때 기쁨을 느낍니다."

동서대 산업디자인학과 4년 김태진(26)는 최근 레드닷디자인어워드 등 세계 3대 디자인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김 씨는 2012년 시각장애인을 위해 초음파를 이용한 지팡이 '아이스틱'으로 싱가포르의 레드닷디자인어워드를, 지난해 머리카락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매직콤브'로 독일 IF디자인어워드, 아이스틱과 매직콤브로 미국 IDEA디자인어워드를수상했다.

시각장애인 보행 안전 위해
초음파 지팡이 개발해 수상 
사회적 가치 창출에 노력


부산지역 디지인 전공자가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수상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 씨는 어릴 때부터 발명에 관심이 많았다. 가야고 2학년 때 디자인 관련 책을 읽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고 가치를 창조하는 디자인에 매력을 느껴 산업디자인학과로 진학했다. "3학년 때 학과 친구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싱가포르의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 출품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졸업 전에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받아야 했다고 결심했습니다."

레드닷디자인어워드 대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출품요강을 일일이 살펴보고 주최측에 이메일로 자문도 구했다. 김 씨는 "시각장애인이 보행하다가 사고가 많이 난다는 뉴스를 보고 시각장애인에게 뭔가 도움이 되는 디자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친구의 친구를 통해 시각장애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연구 끝에 초음파를 활용해 장애물이 나타나면 진동으로 알려주는 '아이스틱'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또 휴대하기 쉽게 지팡이 길이도 줄였다.

레드닷디자인어워드 수상으로 자신감을 얻은 김 씨는 2013년초 같은 학과 친구와 함께 독일에서 열린 IF디자인어워드에 '매직콤브(COMB)'를 출품했다. 젊은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롤헤어브러시에 머리카락이 끼여 잘 빠지지 않는 점에 착안해 손잡이를 돌리면 빗살이 안으로 들어가 머리카락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매직콤브를 고안했다. 이어 아이스틱과 매직콤브로 미국 IDEA디자인어워드도 받았다.

김 씨는 올해 초부터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우연히 봉제공장을 방문했다가 하루에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이 250t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고 디자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자투리 천을 재활용해 향기나는 선인장 화분 모양의 방향제를 고안했다.

대학의 지원을 받아 시제품을 제작한 후 한 인터넷 사이트에 디자인 시제품과 취지 등을 올려 후원자를 모집했다. "122명의 후원자로부터 500만 원을 받아 수백 개를 제작했습니다. 이 제품을 후원자에게 나눠주고 남은 금액은 환경단체에 기부했습니다."

김 씨는 "앞으로도 환경보호와 장애인 돕기 등 사회적인 가치를 창조하는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씨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 주최의 '2013 대한민국 인재상', 지난 7월 부산상공회의소의 '부산사랑 우수인재상'을 수상했다.

임원철 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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