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군 '별난 부서'] 남해군 선진장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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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원스톱 장사 행정'

경남 남해군 선진장사팀 정현포 팀장(오른쪽)을 비롯한 신대호, 박호균, 조정민 주무관이 남해 추모누리 앞에서 전국 최고의 장사업무 행정서비스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이선규 기자

숱한 지역 특산품에다 탁월한 자연경관 등을 갖고 있는 경남 남해군에 또 하나의 전국적 자랑거리가 있다.

다른 지자체에는 없는 '선진장사팀'이 그것이다.

지난 2008년 사회복지과 내에 장례 및 묘지 등 장사업무 전반을 전담하는 부서로, 현재 6급 팀장 등 7명이 소속돼 있다.

이 팀 덕분에 남해군민들은 장례식과 사망신고 등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고 수준의 원스톱 장사행정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다양한 장묘시책 개발
분묘 줄이기 앞장
지역 화장률 70% 넘어
매장 고집할 땐 설득 애로


섬 지역인 남해군은 지난 1997년부터 농지와 산림 등 국토를 잠식해 나가는 분묘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장묘시책을 앞장서 개발, 시행했다. 날로 늘어나는 묘지로 인해 지역 내 토지 잠식이 심각했고, 미관도 크게 해쳐 지역 관광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었다.

남해군은 국가 기관보다 먼저 '후손에게 금수강산 물려주기'를 위한 장묘제 개선운동에 본격 나섰다.

공설공원묘원 9만 9천500㎡를 조성, 지역 내 추가로 들어서는 묘지를 막고, '화장 유언 남기기', '화장서약서' 운동을 대대적으로 폈다. 그 결과 지난 2001년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전 9%대에 불과했던 지역 화장률이 현재 70%를 넘어 전국 농어촌지역 중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특히 남해군은 지난 2004년에는 전국 처음으로 푸른 잔디밭에 납작한 빗돌만 놓는 평장묘를 전격 도입, 이목을 집중시켰다.

많은 면적을 차지했던 문중묘에 대해 개장 장려금까지 줘 가며 평장묘로 바꿔갔다. 지역 내 분묘 1만 5천여 기를 개장, 평장묘로 전환해서 묘지가 차지했던 25만 5천여㎡ 토지를 자연상태로 되돌렸다.

전국 일선 지자체와 문중 관계자들의 견학 발걸음이 남해로 몰려들었고, '국내 장사문화를 남해가 이끈다'는 명성도 얻게 됐다.

군은 지난 2006년 화장장, 2007년 장례식장, 지난해에는 2만 4천793㎡ 규모의 자연장지를 공설공원묘원에 조성했다. 모든 장례를 한 곳에서 원스톱 처리 할 수 있는 종합장사시스템 '남해추모누리'는 전국 농어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수많은 성과는 정현포 팀장을 비롯한 조정민, 박호균, 신대호 주무관 등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어려움도 많았다. 주민들이 전통 장례를 고집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 정 팀장은 "장묘 개선운동을 하다보면 1~2명의 주민들이 전통 장례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설득하는 게 가장 힘이 든다"고 말했다.

선진장사팀은 지금도 이 분야에 새 역사를 써 나가가고 있다. 봉분 수백 기가 꽉 들어차 흉물화된 각 마을 공동묘지를 깔끔한 잔디밭처럼 만드는 '자연장 묘지' 전환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미 봉분 600기 이상이 들어차 있던 남해 평현마을 공동묘지를 개장, 깔끔하고 넓직한 잔디밭 자연장 공동묘지로 탈바꿈시켰다.

내년에는 고현면 녹두산 공동묘지와 삼동면 지족공동묘지를 대상으로 이 사업을 펼 계획이다.

정 팀장은 "앞서 선배 공무원들이 이뤄놓은 국내 최고의 선진 장사행정업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직원들과 함께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선규 기자 sunq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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