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과 그림이 만나 또 하나의 풍경 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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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표 '축제' (왼쪽)와 윤수보 '숲'. 조이갤러리 제공

원시의 자연 속에서 머리를 날리며 당당하게 걷는 여인. 자신감 넘치는 여인의 모습은 보는 이까지 유쾌하게 한다.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자리 잡은 조이 갤러리 전시장 풍경이다.

조이갤러리는 정춘표 조각가와 윤수보 화가의 2인전이 열리고 있다.

정춘표의 여인 조각은 매력이 넘친다. 풍만하고 부드러운 여체에선 건강미가 느껴지고 오뚝한 콧날과 작고 탐스러운 입술은 사랑스럽다. 바람에 날리는 머릿결과 움직이는 모습까지 잡아낸 솜씨가 대단하다. 살아 숨 쉬는 듯 여인의 감정까지 전해지는 것 같다.

정춘표·윤수보 작가 2인전
내달 3일까지 조이갤러리


정 작가는 사실 작가들이 먼저 엄지손가락 치켜드는 조각가로 통한다. 한국 조각계의 대가들이 사석에서 "이제 한국 조각은 정춘표가 책임져야지!"라는 말을 곧잘 할 정도란다. 여성작가지만 대리석과 주물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특히 정 작가는 조각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자신의 손끝에서 완성해 낸다. 요즘 많은 조각가가 중간 공정을 공장에 맡기는 것을 볼 때 작품에 대한 정 작가의 고집과 열정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여인상에는 항상 작은 새가 함께한다. 자연의 이야기도 함께 전하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이다.

여인상과 모녀상 등 여인 조각 외에도 정 작가의 또 다른 시리즈, 북어 작품도 전시장에서 함께 만날 수 있다.

정 작가의 조각 뒤에 펼쳐진 원색의 그림들은 윤수보 작가 작품이다. 화려한 원색으로 숲을 표현한 윤 작가 그림은 정 작가 조각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조이 갤러리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눈이 부실 만큼 화려한 숲 그림은 보는 이를 힐링시켜 주는 것 같다. ▶정춘표, 윤수보 전=10월 3일까지 조이갤러리. 051-746-5030.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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