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성공률, 혼자 하면 3% 상담사·의사 도움 받으면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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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에 관한 오해와 진실

담배의 대체물로 전자담배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전자담배를 비롯한 대체물보다 금연 방법을 모색하는 게 건강을 위한 바른 길이다. 부산일보 DB

담뱃값을 무려 2천 원이나 올린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민건강을 위해서!"라고 한다. 애연가들로서는 황당할 따름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말한다. "치사해서 담배 끊겠다"고. 하지만 금연이 어디 만만한 일인가!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금연도 그 실체를 알아야 가능하다. 시중에는 잘못 알려진 속설이 많다. 무엇을 제대로 알아야 할까?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한성호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봤다.

의지 나름? 흡연은 의존성 높은 뇌질환
스트레스 해소? 니코틴 중독 땐 가중
순한 담배는 낫다? 저타르가 더 중독

■금연은 의지의 문제다?

흔히 담배를 끊는 사람을 보고 독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강한 의지가 있어야 금연은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온전히 맞는 말도 아니다. "맘 먹은대로 언제든지 끊었다 피웠다 할 수 있다"는 사람도 있다. 전혀 없다고는 못 하지만, 대부분 착각이다. 순전히 본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작해 1년 후 성공할 확률은 3~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판단컨대, 흡연은 의존성(중독성)이 아주 높은 뇌질환의 일종이다. 알코올이나 마약처럼 의학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를 마약으로 규정하고 있다. 각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의 전문 상담사의 금연상담과 니코틴 대체요법, 그리고 의사의 각종 금연보조약물을 이용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홈페이지(www.kash.or.kr) 등을 통해 금연 정보를 얻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의학적인 도움을 받는 경우 1년 금연성공률은 3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담배의 해악을 잘 안다?

흡연은 기호나 취미가 아니라 일종의 생활방식이다. 흡연하는 사람과 금연하는 사람, 처음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의 생활방식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생활방식을 바꾸는 일은 원래 간단치 않다. 금연을 간단한 취미나 기호의 변경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다.

"옆집 할아버지는 60년 이상 흡연했는데도 정정한데요?" 흡연자가 흔히 하는 말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많은 의학 연구결과를 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5~10배, 후두암 7배, 심장질환 2배, 뇌졸중 3배 이상의 위험성이 높다. 수십 년 흡연했는데도 아무런 질병 없이 건강하기란 확률적으로 대단히 낮다.

담배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된다는 인식도 잘못이다. 흡연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니코틴 부족에 따른 금단증상을 흡연 때 일시적으로 해소시켜 주는 걸 스트레스 해소로 착각하는 것이다. 니코틴에 중독되면 몸은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순한 담배가 덜 해롭다?

저타르 혹은 저니코틴 담배가 건강에 덜 해로운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2004년 1월에 의학학술지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수년 동안 타르 함량이 각기 다른 담배를 태운 사람들 사이에 폐암 사망률의 차이가 없었다.

또 담배 제조회사가 저타르·저니코틴 담배를 생산하면서 아세트알데히드 등 새로운 담배첨가제를 넣음으로써 니코틴의 중독성이나 흡수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세간에는 알려져 있다. 또 흡연자로서는 이전보다 부족한 니코틴 양을 보충하기 위해서 결과적으로 더 많은 흡연을 하게 된다. 결국 안전한 담배는 없는 셈이다.



■전자담배는 안전하다?

전자담배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제가 없어 거기에 들어가는 액상과 니코틴 원액이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 프로필렌글리콜이나 글리세린 등 알레르기 증세를 유발할 수 있는 액상의 경우 개인이 직접 만들어 팔기도 하고, 독성물질이 포함된 니코틴 원액도 해외 사이트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목 통증, 두통, 구토와 입술 통증, 기침 등 전자담배 부작용 신고가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9건보다 급증한 45건에 이른다.

WHO는 지난달 26일 "전자담배의 연기는 단순 수증기가 아니라 독성물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 해를 끼친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독성물질에 노출될 수 있어 공공장소나 근무지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약물요법은 효과 없다?

금연약물요법을 한다고 해서 담배를 100%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니코틴 보조제는 20%, 다른 금연약물은 30~40%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지만으로 끊는 확률이 3% 이내임을 고려하면 꽤 효과가 있는 편이다.

니코틴 보조제는 담배의 다른 유해성분을 포함하지 않은 순수 니코틴을 공급해준다. 현재 일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지만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확립돼 있다. 하지만 협심증, 심근경색증, 부정맥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니코틴 보조제와는 달리 금연약물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먹는 금연약물인 부프로피온은 니코틴을 포함하지 않으며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금연보조제로 허가받았다. 부프로피온은 금연에 성공한 이후의 금연 재발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또다른 먹는 금연약물인 바레니클린은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금연약물 중 가장 높은 성공률(44%)을 보였다. 니코틴 금단증상을 완화시켜주는 동시에 담배를 다시 피워도 끊기 전과 같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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