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고교 통학로, 초등교보다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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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부산 동구의 한 중학교 옆 도로에 밤새 주차된 차량과 통행차량들 사이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 지역 중·고등학교 통학로의 주변 환경이 '스쿨존'이 지정된 초등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드러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오전 7시 20분께 부산 동구의 한 고등학교 앞. 학생들이 도로 양쪽으로 설치된 인도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인도 위에 불법 주·정차 중인 차량들을 이리저리 피해 가며 등교하고 있었다. 인도와 이어진 골목길에서는 빠른 속도로 갑자기 튀어나온 차량과 학생들이 충돌할 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있다.

YMCA 등 94곳 조사
등·하굣길 차량과 뒤엉켜
CCTV·과속방지턱 부족
"스쿨존 포함 안 돼 열악"


부산YMCA와 부산YWCA, 부산여성회 해운대지부, 사단법인 기러기문화원은 스쿨존이 지정된 유치원(20곳)과 초등학교(18곳)를 비롯해 중학교(22곳), 고등학교(24곳), 특수학교(10곳) 등 총 94개 학교의 통학로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실태를 조사했다.

이들 단체들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표지판 및 교통안전지도 설치 여부와 도로부속물 설치 여부 등 총 6가지 항목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중·고교 주변 통행로의 환경은 스쿨존이 지정돼 관리돼 온 유치원과 초등학교 주변에 비해 횡단보도와 CCTV 등 안전시설물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학로 주변 CCTV의 경우 조사대상 초등학교 18곳 중 15곳(83%)에는 설치돼 있는데 비해 중학교(22곳)는 13곳(59%), 고등학교(24곳)는 15곳(62%)에 그쳐 설치 비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과속방지턱 역시 초등학교의 경우 조사대상 중 2곳을 제외한 모두 설치돼 있었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5곳·8곳이 아직까지 설치되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의 통학로 안전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과 적치물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 초등학교 1곳과 중·고교 각각 6곳을 제외하고 모든 학교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이 발견됐다.

통학로에 노점상이나 가판대가 진을 치거나 불법 적치물이 쌓여 있는 곳도 초·중·고교 조사대상 64곳 중 51곳(79%)으로 여전히 많았다. 학생들의 교통 안전을 가르쳐야 할 성인들이 오히려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배려와 인식이 부족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부산YMCA 시민사업국 김현정 간사는 "중·고교는 스쿨존에 포함되지 않다 보니 교통안전 시설이 미비한 것이 확인됐다"며 "중·고교 주변 안전시설 확충과 함께 초등학교 주변 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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