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목극 '아이언맨', 사랑은 '마음의 가시'도 뽑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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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아이언맨'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왼쪽부터 김용수 감독, 이동욱, 신세경, 한정수. 와이트리 미디어 제공

주홍빈. 살면서 단 한 번도 다정한 눈길을 주지 않았던 아버지에 의해 눈물과 아픔을 거세당한 남자. 분노만이 쌓인 주홍빈의 분노가 임계점에 도달하는 순간 숨겨져 있던 칼이 살가죽을 뚫고 솟아났다.

그런 홍빈이 난생처음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아픔을 느낀다. 홍빈 앞에 나타난 손세동. 타인의 아픔이 우선인 세동은 자신을 돌볼 줄 모른다. 옷자락을 움켜쥐고 매달리는 홍빈의 아들 창을 보살피고, 칼날을 철렁거리며 포효하는 홍빈을 끌어안느라 세동은 제 몸이 피투성이가 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세동은 과연 칼이 돋아나는 남자를 감싸 안아줄 수 있을까.

KBS 수목극 '아이언맨' 어제 첫 방송
분노하면 몸에서 칼 솟는 판타지 설정
첫사랑·아버지로부터 고통 받는 남자와
상처 보듬는 여주인공 희생적 사랑 그려


10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아이언맨'(극본 김규완, 연출 김용수, 제작 아이에이치큐·가지컨텐츠)은 '마음의 가시화'라는 소재를 들고 나온 판타지 멜로물이다. 몸에 칼이 솟아 나온다는 설정은 만화 같기도 하다.

주홍빈(이동욱 분)은 마음의 문을 닫고 사람들에게 온갖 독설을 퍼붓지만, 정작 자신은 외롭고 그 누구보다 사람이 그립다. 그런 홍빈이 우연히 만나게 된 손세동(신세경 분)은 옛사랑을 떠오르게 하는 유일한 여자다. 홍빈, 세동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문을 닫았던 홍빈의 변화와 그런 변화를 이끌어내는 세동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아이언맨'은 드라마 '피아노', '신데렐라 언니'의 김규완 작가와 '적도의 남자' 김용수 감독이 손을 잡은 작품. 지워지지 않는 첫사랑의 쓰라린 상처와 분노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몸 밖으로 나오는 주홍빈과 그런 홍빈의 칼날을 따듯하게 보듬을 수 있는 유일한 여자 손세동이 그리는 판타지 멜로드라마다.

주홍빈은 특별하고 신선한 캐릭터로, 아픔투성이인 마음을 감추기 위해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는 인물. 마음속 분노와 상처가 칼이 되어 몸 밖으로 튀어나오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다. 가슴 속 쓰라린 상처와 아버지 주장원(김갑수 분)을 향한 분노가 몸에 칼이 되어 돋아나는 남자 주홍빈의 이야기는 파격적이다.

주홍빈 역의 이동욱은 "갑옷을 입고 6~8시간 촬영한다. 숨 쉬기도 힘들 때가 있다. 갑옷 틀을 먼저 입고 칼을 나사로 하나하나 쪼여야 해 갑옷을 입는데 처음에는 두 시간 정도 걸렸다. 칼이 38개 정도 되더라. 지금은 시간이 많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몸에서 칼이 솟아나는 주홍빈 역의 이동욱. 와이트리 미디어 제공

무엇보다 몸에 칼이 돋아나는 주홍빈의 비주얼이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 또 그러한 주홍빈을 연기하는 이동욱이 캐릭터에 얼마나 녹아들 수 있을지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김용수 감독은 "칼이 어떻게 돋아나고, 어떤 방식으로, 어디서, 어떻게 돋아날 것인가가 고민이었다. 로맨틱 코미디지만 칼이 돋아난다는 설정이 드라마의 정체성이어서 여러 가지 컴퓨터 그래픽 준비를 하고 있다. 퀄리티가 보장되지 않으면 방송을 내보내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칼 모양, 크기, 각도를 계속 조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순한 외모와 톡톡 튀는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아 온 신세경이 여주인공 손세동으로 나온다. 손세동은 자신의 의견이나 입장을 분명히 밝힐 줄 아는 당차면서 밝고 순수한 캐릭터로, 따듯한 마음과 친화력을 지닌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손세동은 천성이 착해서 늘 자신보다 주변 사람을 더 챙긴다. 도덕 교과서를 옮겨놓은 듯한 그녀는 티 없이 맑고 순수한 성격을 지녔지만, 누구 앞에서든 기죽지 않는 당돌함까지 갖춘 캐릭터다.

주홍빈의 아버지 주장원 역을 맡은 김갑수는 독선과 독단으로 자식들이 자기 뜻에 맞춰 살기를 바라온 인물로 이동욱과 첨예한 갈등을 일으킨다. 아역배우 정유근이 홍빈의 아들 창으로 나와 이동욱, 김갑수와 호흡을 맞춘다.

이동욱의 보디가드 겸 수행비서 고비서로 나오는 한정수는 주홍빈(이동욱 분)에게 온갖 독설과 폭행,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항상 곁에서 홍빈을 먼저 생각하고 진심으로 보필한다. 또한, 주홍빈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무슨 일이든 해내는 인물. 한정수는 진지함과 엉뚱함 사이를 오가는 반전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5인 5색의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신예 5인방 선웅(경호 역), 김재영(제길 역), 강다빈(수재 역), 김진태(정준 역), 이승호(윤석 역) 등은 극 중 신세경과 같은 게임 회사 '제이소프트'에 다니는 배고픈 게임개발자이자 항상 사건 사고를 몰고 다니는 철부지 캐릭터로 나온다.

김 감독은 "'아이언맨'의 기본적인 톤은 로맨틱 코미디다. 사회의 상처받은 여러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을 품게 하고 싶다는 게 김규완 작가의 기획 의도였다. 그 상처를 표현하는 방식이 몸에 칼이 돋는 것이기에 아이덴티티가 거기에 있지만 결국은 로맨틱 코미디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춘우 선임기자 bomb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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