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직야구장을 찾은 시민들이 파울볼을 피하지 못해 큰 부상을 당하는 일이 잇달아 발생해 주의해야 한다.

지난달 24일 오후 6시 40분께 친구들과 함께 사직야구장을 찾은 A(20·여) 씨는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1회 말 경기 중 롯데 B 선수가 친 파울볼에 머리를 맞았다.

관중들 관람중 잇따라 봉변
구단에 법적 책임 못 물어
파울 호각 소리 꼭 들어야

A 씨는 이날 경기를 보며 먹을 음식을 정리하고 자리 번호를 확인하던 중 자신에게 날아오는 파울볼을 미처 피하지 못했다. A 씨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고 10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공을 맞아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두개골 내부의 피를 빼냈다. 수술 결과는 양호한 편이었고 A 씨는 현재 안정을 취하며 가족과 대화를 할 정도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아버지는 "병원 비용에 관해서는 롯데 구단과 논의 중이며, 다행히 딸은 안정을 되찾아 지금은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정도이다"고 말했다.

전날(7월 23일)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에서도 롯데 C 선수가 친 파울볼에 왼쪽 눈을 맞은 D(19·여) 씨가 병원으로 후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D 씨는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롯데 구단은 병원 치료와 관련한 영수증을 제출하면 보상해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직야구장에는 직선으로 강하게 날아오는 공을 막기 위해 그물이 설치되어 있고, 파울볼이 관중석으로 넘어올 경우 안전요원들이 호각을 불어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공도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떨어지고, 야구공의 재질이 딱딱해 위험하긴 마찬가지. 또 대부분 파울볼은 강한 회전이 걸려 있는데 글러브도 없이 공을 잡으려다 손을 다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야구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 롯데 구단은 체육시설업자배상책임보험(배상 한도 300만 원)에 가입하고 상황에 따라 구단에서 추가 보상을 하기도 하지만 법적 책임은 없다. 도의적인 책임만 있을 뿐이다.

롯데 관계자는 "팬들이 부상을 당하면 우리도 죄송스럽지만 구단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상을 입은 관람객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는 "야구장에서 파울볼에 의한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공의 움직임에 집중해야 한다"며 "공의 방향을 놓친 상황에서 파울볼이 날아온다는 호각이 울릴 경우는 안면 보호를 위해 고개를 숙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송지연·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