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한·일전 키워드는 고속 슬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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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의 선발경기가 한·일 좌완 투수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27)은 오는 3일 오전 10시 10분 홈으로 시카고 컵스를 불러들여 시즌 21번째 선발전을 갖는다.

류현진, 3일 시카고 컵스 전
좌완투수 와다 쓰요시와 대결
날카로운 구위 보여줄까 관심


올 시즌 컵스는 45승 62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꼴찌를 달리고 있는 대표적인 물방망이 팀. 다저스는 5선발 댄 해런을 건너뛰고 2일 류현진을 투입하려던 계획을 바꿔 하루 더 휴식을 갖게 한 뒤 등판시키기로 했다.

통계상 4일 휴식 후 등판하면 시속 90마일 언저리에서 노는 류현진의 패스트볼 구속이 5일 휴식 후에는 92~93마일로 더욱 위력적으로 변하기 때문. 충분히 휴식을 취한 류현진의 무난한 13승 달성이 예상된다.

그러나 상대 선발은 류현진처럼 자국 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좌완의 노장 와다 쓰요시(33)다.

2012시즌 미국 진출에 성공했지만 부상으로 허송세월한 그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0승 6패의 성적을 거두고 메이저리그에 올라오는 데 성공해 의욕이 충만한 상태다. 지난해에도 류현진은 뉴욕 양키스의 일본인 노장 투수 구로다 히로키(39)와의 한·일전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노련한 운영에 당한 경험이 있다.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도 류현진의 고속 슬라이더가 날카로운 구위를 보여줄지에 국내 팬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시즌 사용 빈도가 잦았던 체인지업이 공략되기 시작하자 류현진은 영리하게도 변형된 그립의 커브와 슬라이더로 레퍼토리를 바꾼 상태다.

이 중 슬라이더는 류현진이 국내 무대에서 활약할 당시 가장 자신 없는 구종으로 손꼽았던 변화구다. 하지만 팀 동료인 커쇼의 그립을 응용해 지난달 13일 샌디에이고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이 슬라이더는 후반기 연승의 비결이다. 일반 슬라이더에 비해 구속이 3~4마일 빨라 타자 입장에서 상대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이 때문에 고속 슬라이더를 선보이기 시작한 이후 류현진은 삼진 비율이 늘었다. 좌타자 상대가 더욱 쉬워졌다는 평이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류현진은 후반기 들어 패스트볼 구사 비율을 10% 가까이 줄이고 반대로 슬라이더 비율을 10% 정도 늘렸다.

한편 대형 투수를 영입한다는 소문이 돌던 다저스는 트레이드 마감 시점인 1일 오전까지 전력보강을 위한 트레이드를 시행하지 않았다. 한때 탬파베이 레이스의 에이스 데이비드 프라이스 영입설이 떠돌았으나 "굳이 추가적인 전력보강은 필요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결국, 가성비 높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류현진에게 '확고부동한 3선발'이라는 믿음을 팀이 먼저 보여준 셈이 됐다.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은 "현 상황에서 어떤 것도 걱정되지 않는다"며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우리에게는 3명의 투수(커쇼, 그레인키, 류현진)가 있고 어느 팀 '스리 펀치'와 붙어도 이길 수 있다"며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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