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부산지역 대표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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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도심의 '오아시스'… 더위 씻고 낭만에 젖고

타는 듯한 폭염을 부산의 유명 분수들을 찾아 한방에 날려 보는 것은 어떨까. 부산시민공원 물놀이마당 바닥분수. 정종회 기자 jjh@

리듬을 타며 춤추는 분수, 30m 하늘로 용솟음치는 분수, 화려한 전자조명으로 옷을 갈아입는 분수까지….

폭양, 폭염의 계절에 도시의 분수는 염천이 달군 아스팔트 세상의 오아시스다. 분수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놀이터이며, 연세 지긋한 어르신에겐 완물의 대상이다. 분수 앞에서 선 연인에게 물줄기는 사랑의 공증인이다.

골라 보는 재미 있는 시민공원 분수들
사계절 쇼 '부산역' LED 옷 입은 '다대'
지역마다 각양각색 '분수 바캉스'
전국 각지서 관광객 찾아오는 명소로

허공에서 곤두박질치는 분수를 보고 시인 김춘수는 "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는 왜/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중략)"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랬던 김 시인이 와서 보면 탄식을 접고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분수가 우리 곁 곳곳에 있다. 불볕더위를 견디고 피하고자 하는 자, 이제부터 '분수를 알자!'

■세 가지 색깔 시민공원 분수들

부산 부산진구에서 지난 5월 개장한 부산시민공원의 대표 분수는 공원 남서쪽 입구에 있는 '하늘빛폭포' 아래에 있다. 폭포 밑 나무덱(deck)을 기준으로 터널·점핑분수가 형성된다. 공원 개장 초엔 분수쇼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와' 하며 덱을 달려가는 이색 풍경이 연출됐다. 하나 덱에서 사람들이 넘어질 우려 때문에 지금은 그런 풍경을 볼 수 없다. 대신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하늘빛폭포 상부 워터스크린(수막)에 펼쳐지는 멀티미디어쇼를 보면 색다른 낭만이 있다.

시민공원 잔디광장 옆에 백사장 음악분수가 있다. 하트, 원, 토네이도, 물결 모양의 분수를 갖춰 '분수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30m 허공을 향해 포효하듯 물을 쏘는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압권. 최신 가요에 맞춰 춤 추는 분수를 보면 관람객도 절로 어깨를 들썩인다. 백사장 분수 바로 옆의 물놀이마당 분수는 동심의 세상이다. 238개의 분수 노즐에서 나오는 물줄기가 아이들을 연방 자지러지게 한다.

주부 김미진(33·부산진구 양정동) 씨는 "분수쇼 시간만 잘 맞추면 1시간 동안 물놀이마당, 백사장, 터널분수를 다 구경할 수 있다"며 "공짜로 귀한 쇼를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화려하고 장쾌한 부산역 광장 분수

부산의 관문인 동구 초량동 부산역 광장 분수는 부산사람뿐만 아니라 외지인들한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원래 부산역 모습은 지금처럼 화려하지 않았다. 1970년에 처음 설치된 분수는 지름 37m의 원형광장 가운데에 분수대만 설치된 단순한 모양이었다. 2007년 7월 옛 분수를 헐고 2010년 5월 19일 지름 50m, 면적 2천124㎡의 원형 음악분수로 재탄생했다. 분수 노즐만 475개를 갖춰 부산지역 분수 중 덩치로 치면 맏형이다.
부산역 분수 멀티미디어쇼. 동구청 제공 분수광장의 디자인은 해양과 대륙문화 융합을 모티브로 삼았다. 광장 둘레의 불 모양은 인류발전을 뜻하고, 분수대 중앙의 고리 조형물은 대륙과 해양을 잇는다는 의미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고사분수, 점핑분수, 음악분수를 갖춰 일찌감치 관광명소로 이름을 올렸다. 매일 오후 8시~8시 30분, 오후 9시~9시 30분 레이저빔과 워터스크린을 활용한 멀티미디어쇼가 상영된다. 쇼 내용은 사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꿈과 환상의 다대포 낙조분수

낙조로 유명한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입구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는 명불허전의 서부산권 대표 분수. 2009년 6월부터 운영됐다. 여기도 음악분수가 유명한데,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밤에 음악에 맞춰 LED 조명을 받은 분수쇼가 펼쳐진다. 음악분수는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24일까지 평일과 토·일요일, 공휴일 오후 8시, 9시에 20분간 운영된다.
삼락천 음악분수 야경. 사상구청 제공 아이들 물놀이는 분수 개장시간인 오전 11시, 오후 2시, 3시, 4시, 5시 정각에 즐길 수 있다. 여름철을 맞아 '서머 스콜(summer squall)' 이벤트도 펼쳐진다. 55m까지 하늘로 치솟았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고사분수, 조명에 따라 다양한 색깔로 바뀌는 무지개분수가 장관이다.

이곳은 프러포즈 장소로도 정평이 났다.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서울의 20대 남성은 "여자친구와 처음 여행을 왔던 부산 낙조분수에서 프러포즈를 하게 돼 기쁘다"는 글을 분수 홈페이지(www.fountaion.saha.go.kr)에 남기기도 했다. 사전에 홈페이지에 프러포즈를 신청하면, 분수 프로그램 담당 아나운서가 프러포즈 진행을 도와준다. 2010년 프러포즈 이벤트를 시작, 현재까지 640여 건의 프러포즈가 성사됐다. 낙조분수는 오는 11월 2일까지 운영된다.

■놓치기 아까운 부산의 이색 분수들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센텀시티 건물 뒤에 분수광장이 있다. 지름 16m 광장 안에 있는 노즐 100여 곳에서 물이 뿜어나온다. 조명·스피커·벤치형 조형물이 있어 휴식과 이벤트 장소로 활용된다. 선곡 시스템이 도입돼 지정된 음악에 따라 오아시스·직사·곡선·점핑형 등 다양한 모습의 물줄기가 연출된다. 시민이 유료로 직접 음악을 선곡해 분수를 이용할 수도 있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고가다리 밑에 있는 망미동 바닥분수. 수영구청 제공 남구 대연동 평화공원 바닥분수도 볼 만하다. 평일 낮 12시부터 4시간 간격(주말 2시간 간격)으로 오후 8시까지 30분간 분수쇼가 열린다.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바닥분수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고가도로 아래 설치됐다. 자칫 불결해지기 쉬운 번영로 하부공간을 활용, 쾌적한 분수대를 만든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에는 세계기네스협회가 인정한 세계 최대 실내 영상음악분수(높이 21m, 수조 너비 16m)가 있다. 분수와 비디오 프로젝트가 만드는 영상, 박력 넘치는 음향장비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쇼를 선보인다. 사상구 괘법동 삼락천 음악분수도 워터스크린과 음악이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전대식·조영미·김한수 기자 pro@busan.com

영상취재=박정욱 이남훈 PD

http://youtu.be/Ve795D_oV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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