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바다] 먹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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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달콤한 '꼼장어 볶음' 군침

부산 자갈치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알루미늄박 위에 동강동강 잘려진 생선 토막을 올려놓고 양념을 발라 구워 먹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생선을 부산에서는 '꼼장어'라 부르는데 본래 이름은 먹장어다.

먹장어는 눈이 거의 퇴화돼 피부 속에 묻혀 있고, 입은 구멍 모양으로 돼 있는 원시어류로 일반 어류들과 형태가 사뭇 다르다. 턱이 없는 대신 입술이 빨판 모양을 하고 있어 다른 물고기에 달라붙어 살과 내장을 파먹는다.

부산, 경남에서는 '곰장어' 또는 '꼼장어'라 불리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푸장어' 또는 '놀부'라고도 불린다. 먹장어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 일본 중부 이남 해역에 분포한다. 바닥이 펄질인 수심 45~60㎝의 연안이나 내만의 얕은 바다에 주로 살며, 산란기인 8~10월이 되면 약간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해 산란한다. 몸 빛깔은 조금 검은 빛을 띤 갈색으로, 배쪽이 다소 옅다. 몸은 가늘고 긴 원통형이며, 입의 양쪽에 4쌍의 수염이 있다. 몸의 양쪽에 점액을 분비하는 구멍이 줄지어 나 있다.

먹장어는 양념구이나 소금구이, 매운탕으로 많이 먹는다. 아울러 일반 구이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짚불곰장어는 별미다. 부산 기장에 가면 '짚불곰장어'라는 간판이 걸린 음식점을 많이 볼 수 있다. 짚불곰장어는 볏짚을 태우는 불 위에 산 먹장어를 통째로 구운 뒤 면장갑을 낀 손으로 비벼서 볏짚과 함께 검게 탄 먹장어의 껍질을 훑어 내리고 통통한 속살을 먹기 좋게 잘라 소금으로 간한 기름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

먹장어볶음은 일반 가정에서 만들기 쉬운 요리다. 먼저 먹장어를 손질해 씻은 후 한 입 크기로 썬 다음 소주와 우유에 잠시 재어 둔다. 양파, 풋고추, 홍고추, 대파, 양파, 마늘 등의 야채는 납작하게 썬다. 이어 고추장에 고춧가루, 설탕, 간장, 소주, 다진 마늘, 생강, 깨소금, 후추, 참기름 등을 넣고 양념장을 만든 후 먹장어와 함께 버무려 프라이팬 위에 미리 썰어둔 야채와 함께 볶으면 매콤달콤한 먹장어볶음이 완성된다.

양념장 없이 달궈진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과 생강을 먼저 볶은 다음 먹장어와 채소를 넣고 볶아도 마늘과 생강의 짙은 향이 살아 있는 또 다른 먹장어볶음을 맛볼 수 있다. 먹장어를 먹고 난 후 남은 양념에 비벼먹는 밥 역시 맛이 일품이다.

김두남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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