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억 들인 4대강 조사 '로봇 물고기'는 불량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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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헤엄도 제대로 못쳐"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강물의 수질을 조사하기 위해 개발된 '생체모방형 수중로봇(일명 로봇 물고기)'이 제대로 헤엄을 치지 못하는 불량품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1∼3월 로봇물고기 연구개발사업 등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구소의 연구개발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위법·부당사항 48건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로봇물고기는 4대강 수질 조사를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연)과 강릉원주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이 산업기술연구회로부터 57억 원을 지원받아 2010년 6월~2013년 6월 개발됐다. 산업기술연구회는 개발이 완료된 뒤 최종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로봇물고기 사업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 생기연이 제출한 최종 결과보고서에는 유영속도 등 정량 목표 측정 결과가 일부 누락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감사원이 그동안 제작된 로봇물고기가 사업계획서상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직접 테스트한 결과 모두 불량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유영속도의 경우 1초에 2.5m를 헤엄쳐야 하지만 감사원 테스트에서는 23㎝밖에 나아가지 못했다. 또 로봇물고기에 수온·산성도·전기전도도·용존산소량·탁도 등 5종의 생태모니터링 센서를 장착할 수 있어야 하지만 탁도 측정센서는 장착돼 있지 않았다.

더구나 테스트 도중 센서가 장착된 로봇 작동이 중단돼 전기전도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측정이 불가능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수중 통신 속도나 거리도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목표치(속도 4천800bps, 거리 500m)에 훨씬 못 미치는 200bps, 50m로 각각 시연됐다.

로봇물고기끼리의 군집 제어나 위치 인식 등 다른 정량 목표는 그동안 제작된 9대의 로봇물고기 가운데 7대가 고장 난 상태여서 아예 측정이 불가능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송현수 기자 son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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