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 시장의 '해운산업 활성화' 구상 지켜볼 터
서병수 부산시장이 그제 "해운회사 본사를 부산에 유치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시 해양농수산국 간부들과의 첫 공식적인 만남에서 이 발언을 했다. 이는 서 시장의 공약이자 상공인들이 꼽는 지역 경제의 현안이기도 하다. 지난해 본사 부산 유치 얘기가 나온 한진해운의 경우, 연 매출 10조 원대의 대기업으로 이런 기업이 부산에 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해운회사 본사를 부산에 유치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은 무르익어 가고 있다. 오는 9월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의 선박금융 부서를 한데 모은 100명 규모의 '해양금융종합센터'가 부산에 설립된다. 연말께는 5천500억 원 출자 규모의 '한국해운보증'도 출범하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분 참여한 한국선박금융과 KSF선박금융이 부산으로 이전한다. 바야흐로 부산이 동북아해양금융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한다. 시가 이런 호조건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러나 해운회사 본사가 부산에 오기 위해선 제반 여건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부산에 가면 기업하기 좋다'는 강한 이점과 흡입 요인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시는 세계 5위 항만물류도시인 해양수도 부산에 대한 원대한 비전을 더욱 구체화시켜야 하고, 시 해양농수산국은 손을 놓고 있는 해운 분야 업무를 관장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해운회사 본사들을 움직이기 위해선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킨 부산의 저력을 업고 서 시장이 직접 나서야 할 것이다. 지역 정치권도 함께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