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여성 꾀어 모텔 감금 대출금 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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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입대전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지적장애여성을 꾀어 내 모텔에 감금하고 대출금을 뜯어낸 남성접대부 출신 군인들이 입대 두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지적장애여성을 감금하고 여성 명의로 대출받은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현역 육군장병인 김 모(22) 씨와 최 모(22) 씨 등 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입대하기 전인 지난 4월 스마트폰 채팅으로 만난 A(여·22·지적장애 3급) 씨의 개인정보 등을 이용해 대부업체 3곳으로부터 1천250만 원을 대출해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입대 전 유흥비 마련 목적
남자친구 행세 군인 둘 검거
울산 남부서, 추가 범행 추궁


김 씨 등은 한 달여 동안 A 씨를 여러차례 만나 식사를 하면서 환심을 산 뒤 지난 5월 서울의 한 모텔로 데려가 6시간가량 감금하고 대출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불법 대출업자(무직자 등 자격이 안되는 대출 희망자의 정보를 변조해 대출을 알선하는 업자)를 불러 A 씨 명의의 대출신청서와 국민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등을 위조하고 젊은 여성을 A 씨 대역으로 동원해 대부업체의 확인전화를 받도록 했다.

A 씨의 대출금은 불법 대출업자와 김 씨 일당이 나눠가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 등은 또 다른 지적장애여성 2명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채팅으로 만난 장애여성들이 자신들의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휴대전화를 훔쳐 300만 원 가량 소액결제를 하거나 휴대전화 2대를 개통한 뒤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후 지난 6월 군에 입대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학교 동창 사이인 김 씨 등은 유흥업소의 남성접대부로 일한 경험을 살려 준수한 외모와 친절한 태도로 피해자들의 환심을 산 뒤 범행을 저질렀다"며 "특히 경찰 신고를 막기 위해 피해자들이 자신들을 남자친구로 믿도록 행세해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까지 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김 씨 등의 통화내역 등을 세밀히 살피고 있다. 이들과 함께 대출서류를 위조한 불법 대출업자를 추적 중인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데로 김 씨 등을 관할 헌병대에 인계할 예정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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