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저우융캉…다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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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저우융캉 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를 공식적으로 조사한다.

최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저우융캉의 기율 위반 문제와 관련한 사건을 접수해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1949년 이후 최고 지도부 인물이 처벌받은 적이 없어 이번 조사는 중국 내외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中,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조사
시진핑, '부패와 전쟁' 칼 뽑아
최고 지도부 처벌은 처음 시도
장쩌민·원자바오 조사할 수도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에 대한 사법처리설은 그동안 계속 제기돼왔다. 시진핑 체제는 지난 1년간 저우융캉의 양대 인맥으로 여겨진 '쓰촨방'과 '석유방'의 고위 인사를 체포해 조사해왔다. '쓰촨방'은 저우융캉이 쓰촨성 당서기로 재직할 때 그를 따르던 세력이고 '석유방'은 저우융캉과 인맥을 형성해 온 석유 기업 고위 간부 출신 정치 세력이다.

시진핑 체제가 낙마시킨 저우융캉 핵심 측근은 수십 명에 달한다. 리둥성 전 공안부 부부장,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 대부분 장·차관급 이상 고위직 인사들이다. 이런 정황 때문에 시진핑이 부정부패를 향해 꺼내 든 칼날은 저우융캉을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왔다.

이제 세간의 관심은 저우융캉의 혐의에 집중되고 있다. 중화권 언론들은 그의 혐의를 뇌물 수수, 권력 남용, 폭력조직과 연계, 살인사건 연루, 복잡한 여성문제 등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뇌물수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은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와 연관설도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언론들은 "저우융캉이 보시라이와 공모해 정권 전복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부정부패 혐의가 입증되면 저우융캉이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인민망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에 '동지'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저우융캉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홍콩 명보는 "동지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이번 사안이 엄중하다는 걸 보여준다"며 "10월 열릴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서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을 출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사건 당시 중국 당국은 조사에 들어간 2012년 4월에는 '동지'라는 표현을 썼다가 그 해 9월 출당 조치를 하면서 그 호칭을 쓰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에 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하자, 사정 칼날이 다른 전직 지도자를 향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나 쩡칭훙 전 국가부주석, 원자바오 전 총리 등을 조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어서 정치적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중국 당국의 조처가 중국 최고 지도부 인사를 처음으로 사법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명한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오보 중국사회과학원 중국청렴정치연구센터 부비서장은 "이번 사안은 당 기율 검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뿐 아니라 법치의 엄중함을 보여줄 사건"이라며 "공개적이고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누리꾼들도 대부분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조사를 환영하면서 투명한 조사를 요구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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