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로 변한 해운대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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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작가 조은필의 '블루 너머의 블루'전

해운대역사 시민갤러리에 설치된 조은필 작가의 '블루-바다, 그 무한의 영역으로'. 시민갤러리 제공

심연의 바다, 블루가 펼쳐졌다. 스멀스멀 증식해 가던 블루는 천장을 뒤덮고 벽을 타고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많은 이에게 익숙한 공간, 해운대역 역사 안이 블루로 덮이며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했다. 예전 해운대역에서 갤러리로 변신한 해운대역사 시민갤러리에서 펼쳐지는 조은필의 '블루 너머의 블루' 전이다.

미술판에서 조은필 작가는 블루 작가로 통한다. 오직 파란색만을 이용해 설치미술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파란색을 좋아했던 작가는 사실 학부 전공 때만 해도 파란색을 작품으로 옮겨 오지는 않았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영국 런던에서 유학을 하며 선호를 넘어 집착 단계에 이른 블루에 대한 사랑을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옮겨 왔다. 블루야말로 자신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소재이며 자신의 욕망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소재였단다.

그렇게 10년째 블루를 활용한 설치 작업을 하며 이제 조은필과 블루는 동일어로 통한다. 조은필은 파란색을 띤 천과 시트지를 활용해 공간을 완전히 다르게 변화시킨다. 공간 장악력이 대단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번 해운대역사 시민갤러리 역시 높은 천장과 큰 대합실 공간 때문에 기존 갤러리와는 완전히 다른 작업이었다. 그 넓은 공간을 혼자서 파란색 시트지와 천으로 변신시켰다. 3일 밤낮을 매달린 끝에 완성된 작품이다.

조은필 작가는 "해운대역사 작업은 사실 설치작가로서 굉장히 힘든 도전이었다. 그러나 역사성이 오롯이 남아 있는 그 공간은 나에게 있어 꿈과 추억이 담긴 블루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여름 해운대를 찾는 이들이 해운대역사 갤러리에서 블루의 아름다움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 작가는 올해 개인전 4회, 단체전 4회 등 7월까지 벌써 8번째 전시를 하고 있단다. 부산에서 가장 잘나가는, 이른바 가장 '핫'한 설치작가인 셈이다. 해운대역사 시민갤러리는 부산에서 유일한 설치 전문 갤러리로 올해 4월 개관했다. ▶조은필 '블루 너머의 블루' 전=8월 20일까지 해운대역사 시민갤러리. 011-9504-3413.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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