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넥스트' '우리 집에 침입자가 있다면…' 공포와 액션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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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넥스트. 영화사 백두대간 제공

주변이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곳에 위치한 저택. 장성해 도시로 나갔던 자녀들이 파트너와 함께 부모를 찾아온다. 누가 봐도 화목해 보이는 이 가정에 불운이 다가온다. 괴한의 습격으로 가족들이 하나둘씩 쓰러져 나가는 것. 도대체 이 평화로운 가정을 누가 파괴하는 것일까.

애덤 윈가드 감독의 '유아 넥스트'는 집에 침입해 무차별 살인극을 펼치는 괴한들에 맞선, 한 여자의 목숨 건 사투를 담은 공포물이다. 영화는 남자 친구 부모의 결혼기념일에 초대를 받은 에린(샤니 빈슨)의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막을 올린다. 3남 1녀의 자녀들이 모두 파트너를 동반하자 식탁에는 10명이 모였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부모는 자녀들의 이런 모습이 흐뭇하기만 하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잠시뿐. 즐거운 파티장에 갑자기 화살이 날아들고 가족들이 하나둘씩 죽어 나간다. 동물 가면을 쓴 정체불명 괴한들의 무차별 공격이다. 공격이 잔인해지는 절체절명의 순간, 가녀린 에린은 평범한 여자에서 반격의 여전사로 변신한다. 서버이벌 캠프에서 터득한 생존본능으로 살인마들을 하나씩 제압해 나가는 것.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그녀는 충격적인 역습을 당하는데….

영화는 괴한들의 무차별 공격으로 살육의 현장이 된 집에서 연약한 여성이 살인마들을 통쾌하게 제압하는 모습을 그려 낸다. 시종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동시에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습에선 공포영화라기보다는 스릴러에 가깝다.

'우리 집에 침입자가 있다면?'이라는 영화의 카피가 돋보이는 이 작품의 장점은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집이 가장 위험한 공간으로 변할 때 온몸을 덮치는 극한 공포를 자연스레 담아내고 있는 데 있다. 한밤중 작은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사람의 기척을 의심해 본 경험이 있다면 이 같은 공포가 결코 예외적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시종 주목할 배우는 잔인한 악당들을 상대로 마지막까지 화끈한 반전 액션을 선사하는 여전사 에린 역의 샤니 빈슨이다. 총과 칼뿐만 아니라 석궁, 장검, 도끼, 피아노 줄 등 결코 평범하지 않은 소위 '재래식 무기'를 이용해 액션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녀가 영화에서는 무기를 다재다능하게 구사하는 것은 서버이벌 캠프 등 남다른 환경에서 자랐다는 설정 때문. 이로 인해 뜻밖의 위험을 겪으면서도 침착하고 강하게 살인마들을 처단한다. 에린의 역할 때문에 '유아 넥스트'는 공포물 장르의 규칙을 깨뜨리는 재기 발랄한 설정과 함께 놀라운 반전을 통쾌하게 선사한다.

특이한 건 살인마들이 모두 동물 가면을 쓰고 있다는 점.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불안이 가면을 통해 극대화되고, 이는 안락을 상징하는 집과 묘한 대비를 이루며 보다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가택 침입 스릴러에 새로운 DNA를 주입했다'는 평단의 호평이 암시하듯 올여름 선보이는 공포물 중 가장 무섭고 완성도가 높다. 8월 7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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