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바다로 간 산적' 고래 배 속으로 사라진 조선의 국새 찾아라!
'국새를 찾아라!'
지난 2012년 '댄싱퀸'으로 관객 40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감독 반열에 오른 이석훈 감독의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은 국새 분실사건을 다룬 사극 액션물이다. 실제로 '1392년 건국한 조선이 고려의 국새를 명나라에 반납한 후 1403년까지 10년간 국새가 없었다'는 사초를 근거로 했다.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가미한 팩션무비인데 '국새가 왜 없었지?'란 상상력과 함께 한국영화에 등장하지 않았던 해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졸지에 국새 도둑으로 몰린 해적
고래와 바다 처음 구경하는 산적
개국세력까지 가세해 '대격전'
귀신고래서 따온 CG 영상미 돋보여
■고래가 국새를 삼켰다고?
조선 개국세력인 한상질(오달수)은 명나라에서 받은 국새를 가져오다가 해상에서 잃어버린다. 그리곤 고래가 국새를 삼켜 버렸다고 보고한다. 전대미문 '국새 분실사건'으로 조선을 세운 이성계의 일파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 개국세력은 조정과 백성에게 '고래가 국새를 삼켰다'는 것을 숨기고 대신 '국새를 도난당했다'고 꾀를 짜낸다.
그리곤 국새를 삼킨 고래를 잡기 위해 개국세력 모흥갑(김태우)은 두목 여월(손예진)이 이끄는 해적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운다. 여월은 바다를 호령하다 졸지에 국새 도둑으로 몰리게 된 것. 이를 엿들은 산적 두목 장사정(김남길)은 고래는커녕 바다 구경도 처음이지만 고래를 찾겠다며 바다로 나선다. 이제 국새 찾기 전쟁에 해적, 산적과 함께 건국을 코앞에 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개국세력까지 뛰어드는데….
이렇듯 영화 '해적'은 실제로 조선 건국 초기 국새를 명나라에 반납한 후 새 국새를 찾지 못해 10년간 국새가 없었다는 사료를 기본 재료로 하고 여기에 자아도취적이면서 뻔뻔한 산적과 유쾌하고 세련된 유머로 무장한 해적이라는 양념을 추가해 근사한 여름 블록버스터로 버무려 냈다.
■해적, 산적까지 나선 '국새 찾기 전쟁'
드라마 '추노', 영화 '7급 공무원'으로 인기 반열에 오른 천성일 작가가 시나리오를 쓴 이 작품은 무엇보다 탄탄한 스토리 위에 흥미로운 캐릭터, 스펙터클한 스케일, 화려한 액션으로 무장했다. 고래가 삼켰다는 국새를 찾기 위해 해적, 산적, 개국세력 등이 나서면서 캐릭터들의 엇박자 충돌은 영화적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그래서일까. 웃음의 강도가 범상치 않다. 배우들의 몸 개그는 물론 배꼽을 잡게 하는 유머들이 곳곳에 배치됐고 상황 혹은 인물마다 연결된 예사롭지 않은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다.
웃음의 중심에는 김남길과 유해진이 포진하고 있다. 산적 두목인 김남길은 허세와 엉뚱과 함께 출중한 무술과 두둑한 배짱까지 갖춘 보기 드문 캐릭터로 변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