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사고뭉치 우주 영웅들의 모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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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뻔해도 곳곳에 웃음폭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소니 픽쳐스 코리아 제공

'슈퍼 히어로의 명가' 마블 스튜디오가 또 하나의 영웅을 빚어냈다.

제임스 건 감독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디언즈)는 지금까지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어벤져스' 등 슈퍼 히어로를 탄생시킨 할리우드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이번엔 주인공 스타로드를 비롯해 가모라, 드랙스, 로켓, 그루트 등 우주를 수호하기 위해 뭉친 '우주의 사고뭉치 5총사'의 스펙터클한 모험기다.

등장인물이 좀 그렇다. 피터(크리스 프랫)는 '전설의 무법자' 스타로드라 칭하지만 사실 알고 보니 우주를 떠도는 좀도둑에 불과하다. 또 치명적 암살자 가모라(조 샐다나), 거구의 파이터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까칠한 전략가 로켓(브래들리 쿠퍼), 불멸의 근육 화초 그루트(빈 디젤)가 중심에 서지만 겉모습은 근사한 영웅과는 거리가 멀다. 영화는 우주를 떠돌며 훔친 물건을 팔아서 살아가는 피터가 미스터리한 기운을 내는 '오브'를 훔치다가 우주의 절대악 타노스(조시 브롤린)와 로난(리 페이스)의 타깃이 되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로난은 피터가 가진 오브를 빼앗기 위해 가모라를 보내고, 로켓과 그루트는 피터를 생포할 때 받게 될 현상금 때문에 그를 사로잡으려 한다. 이 과정에서 피터와 가모라, 로켓, 그루트는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결국 난동과 공공기물파손 혐의로 우주감옥인 킬른에 가게 된다. 이곳에서 또 다른 동료가 되는 드랙스와 조우, 이들은 의도치 않게 우주를 구하는 일에 뛰어들고 마는데….

마블의 작품들이 대개 그렇듯 '가디언즈' 역시 줄거리는 싱겁다. 주인공들도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영웅들이 아니다. 하지만 재미있다. 웃음 포인트를 곳곳에 심어 놨는데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상황, 몸 개그와 깨알 같은 대사들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우주라는 광활한 스케일과 업그레이드된 액션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우주 속 다양한 행성들을 현실감 있게 그려 낸 비주얼과 막강한 파워를 지닌 캐릭터의 개성 넘치는 액션이 줄을 잇는다. 특히 지구를 뛰어넘어 은하계를 무대로, 서로 다른 행성들을 넘나드는 확장된 로케이션은 황홀하게 다가오고, 전투와 비행 장면에선 웅장함과 속도감을 더해 준다.

영화는 입체적이고 개성 넘치는 새로운 캐럭터로 승부수를 던진다. 리더답게 중심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타로드는 허세와 유머로 가득찬 캐릭터지만 새로운 멤버들을 만나면서 120억 우주인을 지키기 위한 영웅으로 거듭난다. 우주에서 가장 위험한 여자인 치명적 암살자 가모라, 강렬한 문신인 파이터 드랙스, 불멸의 근육 화초 그루트, 까칠한 전략가 로켓 역시 저마다 개성 넘친다. 특히 근육 화초 그루트의 명대사이자 유일한 대사인 '아임 그루트(I'm Groot)'는 오직 목소리만으로 관객들을 홀릴 기세다. 70~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올드팝을 곁들이며 우주의 사고뭉치들의 이야기를 버무려 낸 마블의 신세계에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31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tok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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