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5곳(하루 300㎏ 이상 쓰레기 배출) 중 1곳, 종량제봉투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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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300㎏ 이상 쓰레기를 배출하는 사업장 5곳 중 1곳은 생활계폐기물(일반쓰레기)을 버릴 때 종량제봉투 대신 전용봉투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대적으로 분리수거율이 낮은 전용봉투가 통용됨에 따라 부산시가 쓰레기 감소 및 자원재활용 촉진을 위한 정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위탁 처리업체 전용봉투 사용
분리수거율 낮고 재활용 안 돼
"생활폐기물 처리비 인상 검토"

30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시내 대형 마트와 호텔, 병원, 다중이용시설 등 하루에 300㎏ 이상 쓰레기를 배출하는 사업장의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쓰레기수거 위탁업체에서 자체 제작해 수거하는 전용봉투가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배출량 감소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시는 5년 뒤인 2008년부터 봉투당 가격(50L 2천70원, 100L 4천90원)을 지불하는 종량제 봉투를 이들 사업장에도 도입했다.

문제는 종량제봉투가 도입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상당수 사업장이 아직도 전용봉투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부산시 조사결과 지난해 말 현재 1일 300㎏이상 쓰레기를 배출하는 사업장 1천356곳 중 274곳(20.2%)이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북구(25.0%)와 부산진구(36.7%), 동래구(40.0%) 등은 종량제봉투 참여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봉투당 가격을 지불한 뒤 쓰레기를 배출해야 하는 종량제봉투와 달리 전용봉투는 사업장과 쓰레기 수집·운반업체가 봉투 수에 관계 없이 연간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처리금액을 계약한다.

이에 따라 전용봉투의 분리수거율은 종량제봉투에 비해 낮은 편이다. 실제로 한국생활폐기물협회 부산시지부가 지난해 말 부산의 전용봉투 사용 사업장 일부를 대상으로 '생활계 폐기물 수집·운반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들 사업장에서 배출한 전용봉투 속 일반 쓰레기 비율은 평균 49.7% 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비닐과 종이, 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 비율은 평균 35.8%에 달했으며, 반입이 금지된 음식물도 평균 14.3%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용봉투에서 종량제 봉투로 바꾼 사업장 상당수는 쓰레기량을 크게 절감했다. 학교 및 일부 대형마트, 호텔 등의 쓰레기 감량률은 많게는 7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광역시들은 종량제봉투 사용에 대단히 적극적이다. 서울은 사업장에서도 무조건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울산은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사업장의 쓰레기는 광역쓰레기처리시설에 반입 자체가 안된다. 종량제봉투를 쓰지 않는 사업장은 광역처리시설 대신 민간소각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광역처리시설은 t당 처리비용이 1만~3만 원대인 반면 민간소각시설은 10만~15만 원대에 달한다.

한 재활용 전문가는 "쓰레기 감소와 재활용정책에 앞장서야 할 대형마트와 호텔, 병원 등이 오히려 광역처리시설 이용으로 혜택을 본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종량제봉투 사용을 권장하는 차원에서 종량제봉투 미사용 생활계폐기물에 대해 t당 처리비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일선 구·군과 함께 업체를 직접 설득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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