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짜기도 버겁지만, 책임은 내가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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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기에서 롯데 김시진 감독이 1-11로 뒤지던 8회 초 두산의 공격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4위 롯데와 5위 두산 간의 승차가 이제 불과 반 게임이다.

일찌감치 4강권에 진입해 하위권 팀과 거리를 두고 여유를 부렸던 롯데 입장에서는 뒤늦게 목에 칼이 들어온 격이다.

주전 줄부상에 곤혹
6·7위에도 쫓길 판

더그아웃에 앉아 있는 김시진 감독의 표정도 어둡다. 결국 그의 입에서 또 "그럼 대체 어떻게 라인업을 짤까요?"라는 말까지 나오고 말았다. 팀이 부진에 빠질 때면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버릇처럼 내뱉는 말이다.

LG와의 주말 원정에서 시리즈는 시리즈대로 내주고 갑작스러운 옆구리 통증으로 손아섭과 신본기를 잃었다. 신본기는 부상 부위에 약하게나마 출혈도 보이고 있다.

이미 문규현과 강민호의 결장으로도 전력 누수가 심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날도 경기 후반으로 가면서 라인업이 2군에서 올라온 백업 선수로 넘쳐났다.

여기에 5~6월 부동의 리드오프로 자리를 잡은 정훈은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느라 피로감에 방망이가 패스트볼을 따라가지 못해 타순이 2번으로 밀렸다.

문규현을 대신한 신본기마저 옆구리 통증으로 결장하자 급기야 박기혁을 불렀지만 신통치 않다. 주말 경기에서 화끈한 모습을 보인 하준호도 이날은 방망이가 잠잠했다. 김 감독은 "주말 경기에서 박기혁마저 약간 어지러워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간이 철렁하더라"며 "줄부상에 라인업 제대로 짜기도 힘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롯데가 3할 승률에 허우적대는 사이 5위 두산(0.5게임 차) 뿐만 아니라 6위 LG(1.5게임 차), 7위 KIA(2.5게임 차)마저 롯데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이다. 특히 LG는 시즌 초반 감독이 돌연 사퇴하는 등 내홍을 겪었지만 양상문 감독의 취임 이후 분위기를 다잡으면서 최근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최대한 선수단을 다독이며 견뎌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2군 보고서는 계속 받아보고 있지만 이 상황에서는 최대한 선수들을 추스르고 다독이는 게 내 임무"라며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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