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에 막힌 채 하늘만 뚫린 '가자'에 끝없는 폭탄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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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이스라엘군이 발사한 155㎜ 대포가 떨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동부지역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한시적 휴전 후 또다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맹공을 퍼부어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1천200명을 넘어섰다.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24시간 휴전을 제안했지만 하마스는 "가자봉쇄 해제 없이 휴전은 없다"고 맞섰고 이스라엘 측도 확답을 하지 않아 휴전 논의는 진통을 겪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역에 대대적인 공습과 탱크 집중 포격을 가했다. 가자 보건부는 이날 하루에만 가자지구에서 128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팔 사망자 1천200명 넘어서
발전소 파괴 암흑에 휩싸여


알자지라와 AFP 통신 등은 가자시티의 난민촌과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자택, 알아크사 방송국, 재무부 청사, 발전소 등이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가자 유일 화력발전소는 이 공격으로 바로 폐쇄됐다. 가자 주민들은 전기를 쓰지 못하게 됐고 가자 전역은 암흑에 휩싸였다.

이번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하마스의 땅굴이 모두 파괴될 때까지 우리 군은 가자지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뒤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이스라엘이 지난 8일 가자 공습을 시작한 이후 천장만 뚫린 채 사방이 막혀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3주 동안 무려 1천200명을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놀이터에서 놀던 어린이들이나 축구를 하던 어린이 등 민간인이 대부분이고 부상자도 6천500명에 달한다.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군인 53명을 포함해 56명이 사망했을 뿐이다.

이날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가자에서 24시간 인도주의적 휴전을 이스라엘에 제안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집행위원 야세르 아베드 랍보는 이날 서안 라말라에서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단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의 모든 정파가 24시간 휴전을 제안한다"며 "팔레스타인 대표단이 이집트 카이로로 파견돼 다음 단계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마스 대변인은 "랍보 위원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고, AP통신도 하마스 지도부의 의견이 반영된 것인지는 불명확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 제안에 즉각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28일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가 저항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있다"고 보도했다. 2000년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반이스라엘 저항운동) 이후 건설된 800㎞의 분리 장벽은 가자지구를 완벽하게 포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모든 물품을 통제하고 있고 이 '지상 최대의 감옥'에다 무차별 공격까지 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가자 주민들 사이에선 '감옥에 갇혀 서서히 죽을 바에야 전쟁으로 세상을 바꾸는 게 낫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강승아 기자 seung@·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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