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8개 회원국 러 추가 제재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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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정상들이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추가 제재를 결정한 데 이어 29일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도 서방 5개국과 뜻을 함께했다.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러시아 경제 전반에 직접 영향을 주는 서방 측 제재가 결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 주요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방 측도 만만치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AFP통신은 "29일 EU 28개국 회원국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모여 러시아 주요 경제 부문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제재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대 러시아 경제 제재에는 금융, 방위, 에너지 분야가 포함됐다. 먼저 러시아 정부 주식이 50% 이상인 은행이 유럽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을 팔지 못하도록 했다. 러시아에 무기 수출도 금지된다. 심해 시추, 셰일 가스, 북극 에너지 탐사 기술 같이 민간 산업은 물론 군사 분야에도 활용되는 기술의 러시아 수출도 중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할 수 있는 러시아 인사 8명과 관련 법인 3곳도 제재 대상"이라고 이타르타스 통신은 전했다.

유럽서 러 주식·채권 판매 금지
무기·에너지 기술 거래도 막혀
러시아, 실질적 경제난 불가피


미국도 EU 회원국들과 보조를 맞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에너지 분야 관련 특정 품목과 기술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 경제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신용 제공과 금융 지원도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에 앞서 러시아 대외 무역은행과 자회사인 뱅크 오브 모스크바, 러시아 농업은행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금융거래를 중단했다.

이번 제재로 러시아 경제는 어려움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EU 옵서버라는 매체는 "이번 제재로 러시아 경제는 올해 230억 유로(31조 6천500억 원), 내년에는 750억 유로(103조 2천억 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안드레이 클레파치 전 러시아 경제개발부 차관은 국영 '라시야 24'와 인터뷰를 통해 "서방 제재로 러시아는 올해보다 내년 경제 성장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제재 규모에 따라 러시아 경제 성장이 중지되거나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러시아 제재로 EU도 적잖은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무역금지 같은 경제 보복을 하면 EU 측도 올해 400억 유로(55조 100억 원), 내년에는 500억 유로(68조 7천700억 원) 정도의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올해와 내년 EU 전체 국내 총생산(GDP)의 0.3%와 0.4% 정도다.

이런 피해를 보면서 미국과 EU가 러시아 경제 제재에 나선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내 긴장을 완화하고 협력의 길로 나아갈지는 전적으로 러시아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과 EU는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반군에 대한 지원 중단과 우크라이나 사태 진정을 러시아에 요구해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꼼짝하지 않자 서방 측은 경제 피해를 감수하면서 제재에 나섰다. 이에 러시아가 어떻게 반응할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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