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풍력발전단지 조성 "바람 안 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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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시 신불산 자락에 조성된 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김태권 기자

신재생에너지 붐을 타고 연중 전력생산이 가능한 '양질의 바람'을 보유한 경남 일원이 풍력발전단지 조성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환경훼손 논란과 주민들의 반대로 조성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남 거제시가 민간사업자인 거제풍력㈜과 손잡고 추진하고 있는 풍력발전단지는 부산, 경남을 통틀어 최대 규모다.

환경 훼손 논란·주민 반대
좀처럼 사업 속도 못 내
거제,경남도 재심의 결정
양산, 자문회의 입안 거부

삼거동 산1의1 옥녀봉과 산양산을 잇는 높이 300~400m 능선 일대 9만 9천㎡ 부지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밑그림을 그렸다.

거제풍력은 이곳에 총 사업비 1천억 원을 투입해 2㎿급 풍력발전기 18기를 설치해 매년 3만여 가구가 사용가능한 10만㎿ 규모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9월 착공해 내년 11월 준공, 상업발전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대규모 토목공사에 따른 산림훼손과 주변 상수원 파괴, 시설가동에 따른 소음과 전자파 피해 등을 우려한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예정지와 1㎞ 남짓 떨어진 삼거마을 주민들은 최근 예정됐던 주민설명회를 보이콧한데 이어 주민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 집단행동에 나섰다.

게다가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 18일 거제시가 요청한 '개발행위 허가규모 초과심의(거제 풍력발전단지 조성 및 작업로 개설)'에 대해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위원회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빙자료가 미흡하고 사업 추진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거제시는 지적사항에 대한 보완을 거쳐 조만간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집단민원까지 불거진 상황이어서 사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거제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사업포기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다만 집단민원 등 일련의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검토 한 후 재심의 상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부산·경남권 풍력발전 선행주자인 양산시의 신불산 풍력발전기 증설 계획도 난항을 겪고 있다. 양산시 원동면 내포리 일대 신불산 자락에는 현재 2기의 풍력발전기가 가동 중이고 4기의 증설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S 사가 560억 원을 들여 3㎿급 풍력발전기를 최대 6기 설치하는 사업을 재추진하고 나섰다.

S 사는 연내 양산시에 도시관리계획(전기공급설비, 발전시설) 입안 신청을 할 예정이다.

S 사는 지난 2012년 같은 지역에 6기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기로 하고 시에 도시관리계획 입안 신청을 했지만 자문회의에서 환경훼손 우려 등의 이유로 입안이 거부됐다.

이 때문에 S사가 사업 규모를 조정하거나 풍력발전기의 위치 변경 등을 통해 환경훼손을 줄이지 않을 경우 결정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S사가 아직 도시관리계획 입안 신청을 하지 않아 현재로선 앞서 거부된 사업에서 무엇이 변경됐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김태권·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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