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견우와 직녀' 사랑의 의미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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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칠월의 연인'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부산예술회관 연습실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극단 노마드 제공

한·중·일 동아시아문화권에 공통적으로 전해 오는 견우·직녀 이야기가 뮤지컬로 탄생했다.

음력 칠월 칠석인 오는 8월 2일 부산문화회관에서는 견우와 직녀 이야기에 바탕을 둔 창작뮤지컬 '칠월의 연인'이 무대에 오른다. 동다송문화원이 주최하는 제18회 동다송문화제의 한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지난 21일 막바지 리허설이 한창인 부산예술회관 연습실은 무더위에 버금가는 열기로 달아올라 있었다. 연출을 맡은 경성대 이성섭(연극학과) 교수는 배우들의 연기와 동선, 스태프들의 음향·조명 타이밍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칠석날 내달 2일 부산문화회관
'칠월의 연인' 동다송문화제 공연
스태프·배우 재능 기부로 참여
지역서 대극장용 작품 제작 의미


줄거리는 기존의 견우·직녀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옥황국에서 소를 키우는 견우가 길 잃은 옥황상제의 딸 직녀를 만나 서로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고, 직녀를 짝사랑하던 우사관의 질투로 두 사람은 상제로부터 소 치는 일과 베 짜는 일을 게을리하면 엄벌에 처한다는 경고와 함께 추방된다.

둘은 열심히 할 일을 했으나 역시 우사관이 소 떼를 몰고 다른 곳으로 도망쳐 버리고, 우사관의 하인은 직녀의 베를 훔친다. 이때 들이닥친 상제는 두 사람을 우주의 양쪽 끝으로 유배 보내고, 소에게 밟혀 죽은 우사관의 넋을 은하수로 만들어 둘 사이를 가로막게 한다. 다만 1년에 단 하루 칠월 칠석, 둘의 사연을 안타깝게 여긴 까치와 까마귀가 다리를 만들어 두 사람의 애달픈 만남을 이어 준다. 이야기 중간 11곡의 창작곡이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전한다.

제작사인 극단 노마드는 이번 작품이 '인스턴트 사랑'이 판치는 세태에 경종을 울리고, 전통적인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작비가 만만찮은 대극장용 창작 뮤지컬을 몇 년째 준비하고 있던 이 교수는 투자 유치가 어려워 고생했다. 이번 작품은 다행히 동다송문화원의 지원을 받아 무대에 올리지만 예산 한계 때문에 스태프와 배우 거의 대부분이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했다고 한다.

"부산에 있는 스태프와 배우들의 역량을 모아 제대로 된 대극장 창작 뮤지컬을 꼭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이번 작품은 준비 기간도 짧고 예산도 한계가 있지만 시민들이 지역 뮤지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적극 관람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동구 범일동과 남구 문현동을 잇는 부산시민회관 옆 오작교 위에서 지난해 처음 열린 '동천 오작교 축제'가 올해도 오는 2일 오후 8시 다양한 공연과 함께 펼쳐질 예정이다. ▶창작 뮤지컬 '칠월의 연인'=8월 2일 토요일 오후 7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전화 예약자부터 선착순 무료입장. 010-6212-6919.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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