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광] 희나리는 젖었나 말랐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 희나리:'마른 장작'의 우리말.

인터넷에서 '잊혀지는 순 우리말'이라는 자료를 보다가, 그만 아뜩해졌다. 저런 식으로, 풀이가 엉터리였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 '희나리'는 '채 마르지 아니한 장작'이라고 나온다. 그러니, 저 인터넷 자료를 믿고 아래 문장을 보면, 한국말인데도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게 되는 것이다.

'5시간 넘게 눈밭을 헤맨 끝에 겨우 도착한 산장에 땔감이라고는 희나리밖에 없어서 얼어 죽을 지경이었다.'

저런 자료는 '아름다운 순 우리말' 따위 이름을 달고 돌아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보다시피 되레 헷갈리게 만드는 엉터리 자료일 뿐이다. 같은 자료에서 잘못된 설명 몇 가지를 더 보자.

* 하야로비:해오라기.

* 별찌:유성.

* 북새바람:북풍.

* 사달:대단찮은 사고나 탈.

우선, '하야로비'는 해오라기와 같은 말이 아니라 옛말이다. '옛말'이라는 건, 바꿔 말하면 요즘 우리가 쓰는 말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옛말을 살려 쓰면 어휘가 늘어나서 좋을 법하지만, '눈섭'이 '눈썹'과 동의어가 되고, "널 사랑한다"고 하는데 "널 생각한다"로 알아듣는 혼란이 생기게 된다. 죽은 말은 살아 있는 말이 아니다. 죽은 것은, 역할을 다한 것이므로 그렇게 내버려 두는 것이 순리다.

또 '별찌'는 '유성'이 아니라 '유성의 북한말'이다. '북새바람'도 '북풍'의 북한말. 그러니까, 아직 우리말 체계에는 들어오지 못했다는 뜻이다. 통일 뒤에는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겠지만….

'사달'은 그냥 '사고나 탈'이라서 '대단찮지 않은' 사고나 탈에도 쓸 수 있다. 큰 사고나 큰 탈에도 '사달이 났다'고 쓰면 된다는 말이다.

간혹, "네이버 사전에 나와 있던데" "인터넷에 나오던데"라고들 하지만, 네이버나 인터넷은 실제로는 아무런 책임도 져 주지 않는다는 것, 기억하시길…. 이진원 기자 jinwoni@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