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기 무분별 청소, 낙동강 여름 철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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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179호인 낙동강 하구 철새도래지를 찾는 여름 철새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 청소가 철새 산란을 방해한다는 지적(본보 2013년 6월 13일자 9면 보도 등)에 따라 여름철 청소시기를 조정하기로 했지만, 현상변경허가 절차를 담당하는 기관이 이원화돼 있는 등 '엇박자 행정'에 따른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환경단체인 '습지와새들의친구'에 따르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관심필요종으로 등재된 쇠제비갈매기는 2011년 5~6월 6천26마리에서 2012년 4천566마리, 지난해 2천67마리를 기록하는 등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는 같은 기간 단 128마리만 관측됐다. 2007년 같은 기간 8천549마리에 비하면 1.5%에 불과한 규모다.

담당기관 이원화,시기조정 안돼
쇠제비갈매기 5년 새 절반 감소


도요물떼새도 마찬가지. 올해 4~5월 3천339마리가 찾았지만, 이는 지난해 동기(7천644마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2007년(1만 1천415마리)과 비교하면 29.3% 수준에 불과하다.

여름철새 수가 이처럼 급감한 것은 산란시기를 고려하지 않은 쓰레기청소가 올해도 반복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쇠제비갈매기의 경우 해마다 4~6월 낙동강 하구 사주섬 일대를 찾아 번식한 뒤 7월 초에 떠나는데 이 기간 쓰레기 청소가 이뤄지면서 산란에 방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습지보전국장은 "대대적인 청소가 진행됐던 2009년 이후 여름철새가 줄어들어 이후 수차례 지적했지만, 올해 역시 산란기 청소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현상변경허가 절차를 담당하는 기관간 '엇박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가 지정 기념물의 경우 현상변경허가 승인 주체인 문화재청이 '여름철새 산란기'를 고려하지 않은 관할 구청의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관할구청 담당자가 바뀐데다 문화재청이 현상변경허가 승인을 내주는 바람에 지난해 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관간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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