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지사, '부친 기사' 부산일보 스크랩 들고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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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정의화 국회의장을 예방한 마스조에 요이치 일본 도쿄도지사가 선거 포스터에 자신의 한글 이름을 사용했던 부친을 소개한 부산일보 스크랩을 들고와 한국과의 유대를 강조했다. 권기택 기자

"제 부친이 부산일보 기사에 난 바로 그분입니다."

지한파로 알려진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일본 도쿄도지사가 지난 24일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신문 스크랩 한 장을 내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마스조에 도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기 앞서 정 의장을 만났다. 마스조에 도지사가 가져온 신문 스크랩은 2000년 7월 14일자 부산일보 기사였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면담
2000년 7월 기사 소개

"1930년 시의원 도전
부친 선거 포스터에
한글 이름 함께 씀" 내용


본보 최성규 당시 도쿄지사장이 작성한 '일제 때 한글 포스터 발견-재일 한국인 참정권 요구 반영' 기사는 마스조에의 부친 마스조에 야치로가 일제 때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한글 이름을 병기한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기사내용은 이렇다.

"1930년 5월 규슈 후쿠오카현 와키마쓰시 시의원 선거에 입후보한 마스조에 야치로 씨는 '정견발표대연설회'(합동연설회) 때 한자 이름 옆에 '마수조에 야지로우'라고 한글로 병기한 포스터를 내걸었다. 그의 아들이자 일본의 유명한 국제정치학자인 마스조에 요이치가 찾아낸 이 포스트에는 '다수인의 공익을 위해 첨단적인 사회를 개척하겠다'는 공약이 담겨 있다."

그러면서 "민족차별이 극심한 상황에서 한글 이름이 담긴 포스터를 내걸고 현지 거주 한국인 인권문제를 공약으로 제시한 것은 드문 일. 이 포스트의 발견으로 재일 한국인의 참정권 요구는 큰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기사에는 "도쿄대를 거쳐 프랑스와 영국에서 유학한 요이치씨도 자신의 정치경제연구소 책상 앞 명패에 한글로 '마스조에 요우이치'라고 병기해 놓고 있다'고 맺었다. 실제로 마스조에는 도쿄도지사 명패에 한글 이름을 병기할 정도로 일본내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로 꼽힌다. 청년 시절에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반대했다고 한다.

이에 정 의장은 고맙다는 뜻을 전하면서 "더 이상 한일관계가 나빠지지 않고, 한일 두 나라가 서로 좋아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일본의 중심도시인 도쿄도가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마스조에 도지사는 "귀국해 아베 총리를 만나 의장님의 뜻을 전하겠다"며 "제가 도쿄도지사로 있는 동안 재일 한국인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스조에 도지사는 25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만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뜻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이 국내에서 일본 정계 인사와 만난 것은 지난해 2월 대통령 취임식 즈음 이래 1년 5개월여 만이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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