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무장 정당화·美 지원 받으려 강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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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교전 장기화 배경은

27일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팔레스타인 지지자 수천 명이 'X' 표시를 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항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휴전과 교전을 반복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이스라엘이 내세웠던 가자지구 공격 명분이 거짓일 수 있다는 일부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미 희생자가 1천 명을 넘었지만, 양측 무력 충돌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8일, 20일과 26일, 세 차례에 걸쳐 한시적으로 휴전에 합의했다가 곧바로 교전을 재개했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이런 행태는 이번 사태를 통해 각자 목표를 관철하고 정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한시적 휴전 후 교전 3차례
이, "하마스는 테러단체" 몰아
팔,전쟁 통해 조직 영향력 확대
유리한 협상 위해 양보 않아

이스라엘의 목표는 명확하다. 가자지구 공격으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는 땅굴을 파괴하려는 작전이다. 지난 17일 지상군을 투입할 때도 이스라엘은 땅굴과 로켓발사장 파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지난 26일 한시적 휴전을 하면서도 이스라엘은 지상군을 동원해 땅굴을 없앴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을 통해 자신들의 무장 강화를 정당화하고 미국에서 더 많은 군사 원조를 받으려는 속내도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위험한 테러단체'로 국제사회가 인식하도록 애쓰고 있다. 하마스는 위험하므로 이스라엘은 군사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고 미국 지원도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는 게 이스라엘의 전략인 셈이다.

반면, 하마스는 이번 사태를 활용해 조직의 영향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에서 내외적으로 난관에 봉착해있다. 하마스는 지난 6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주축인 파타와 통합정부를 구성했지만, 정부는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재정이 부족해 가자 공무원 4만여 명에게 월급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식수와 전기 공급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외부 상황도 하마스에 좋지 않다. 믿을만한 지원군이 없다. 이집트 지원이 사실상 끊겼다. 하마스를 지원했던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축출돼서다. 시리아와 이란도 내전과 핵 문제 등으로 하마스를 도울 수 없는 처지다.

상황이 이렇자 하마스는 가자의 민간인 희생을 국제사회에 알려 동정을 구하고 아랍권을 결속하려고 항전 의지를 불태우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마스는 이번 사태를 통해 가자 국경 봉쇄도 해제하려고 한다. 이스라엘은 2007년부터 하마스에 무기 전달을 막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가자 무역 봉쇄 조처를 해왔다.

한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명분이 거짓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일부 보도가 나왔다. 걸프뉴스와 데일리스타 등 중동 언론들은 이스라엘 경찰 간부의 말을 인용해 "유대인 청소년 납치 살해는 하마스 연계 조직이 하마스의 지시 없이 저지른 범행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명분과는 배치된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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