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재단 청년연출가 지원 대상자 된 김민우 씨 "연극의 한계 뛰어넘는 작품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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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연극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는데 이제 그 꿈을 펼쳐 볼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서민 대변할 통쾌한 복수극
'게임의 법칙' 6천만 원 지원


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하고 공연창작집단 팻브릿지에 몸담은 김민우(33·사진) 연출가. 지금까지 소극장 뮤지컬을 포함해 5편의 연극을 연출했다. 현실에 기반한 독창적인 이야기로 지역 연극계의 주목을 받아 온 그가 부산문화재단의 '청년 연출가 작품 제작 사업'의 첫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김 씨는 지난 25일 경성대 예노소극장에서 최종 쇼케이스 심사에 오른 5명의 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해 6천만 원의 제작비를 지원받게 됐다.

그가 선보인 작품은 '게임의 법칙'.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총리 비서실에서 일하는 딸을 둔 아버지 말복이 실종된 딸의 행방을 찾다 검은 힘에 의해 경제 사범 누명을 쓰고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는다. 복수를 결심한 말복이 수감 생활 도중 거사에 동참할 사람들을 모으고 출소 후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는 이야기다. "통쾌한 복수극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 시대 소시민들이 말하고 싶어 하는 걸 대변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극 중 말복은 네티즌과 시민의 힘을 활용해 총리가 스스로 무너지도록 만든다.

부산시립극단의 베테랑 배우들을 섭외하고, 빠른 전개와 역동적인 음향, 프로젝션 매핑과 영상을 적극 활용했다. 쇼케이스 15분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갔다. "제 스스로의 한계도 넘고 싶었어요. 제대로 된 작품을 해 보려고 역할에 맞는 시립극단의 대선배들께도 부탁을 드렸죠. 기술적인 문제가 갑자기 생겨 쇼케이스에서 배우들의 예민한 호흡을 보여 드리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이번 지원 사업의 키워드가 '젊음'과 '융복합'이었던 점에서, 첫 순서로 무대에 올려진 김 씨의 작품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평소에도 영상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소극장 연극은 그렇다' 하는 관객의 선입견을 늘 벗어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를 정말 잘 하고 싶어요. 제가 몰랐던 분야에 대해서는 부문별 담당자를 두고 전문성을 높이겠습니다."

부산문화재단의 제작 지원금 6천만 원에 어떤 이는 '사상 최대'라며 놀라지만, 김 씨는 그 한계도 넘어 볼 요량이다. "영상 제작과 기술적인 보완에 비용이 많이 들어 1억 5천만 원 정도는 소요될 걸로 예상합니다." 팻브릿지 공유현 대표가 든든한 프로듀서로 나서 나머지 재원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한계 너머를 상상하는 것이 예술이다. 젊은 연출가 김민우의 '게임'이 그래서 기대를 모은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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