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단행한 차관급 인사를 살펴보면 기획재정부 인사들이 타 부처로 대거 이동한 점이 주목된다. 그동안 심각한 인사적체로 홍역을 앓아왔던 기재부가 이번 인사를 통해 적체를 상당히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에 다른 정부 부처로의 승진이나 영전성 이동이 많은 것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힘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본래 기재부가 타 부처와는 달리 감독기관이나 산하기관이 별로 없어 간부들이 퇴직 후 이동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는데다, 최근엔 '관피아' 논란으로 인해 외부 기관으로 갈 수 있는 경우가 거의 막혀 있었다.

이 때문에 기재부 간부들은 이번 인사를 크게 반기고 있다. 후속인사는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 께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과 차관급 인사에서는 모두 6명의 기재부 전현직 관료의 이름이 등장했다.

우선 기재부 1차관과 2차관이 모두 교체됐다. 특히 추경호 1차관이 국무조정실장으로 승진 이동한 점을 기재부는 반기는 분위기다.

부산 출신인 이석준 2차관을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으로 수평 이동시키면서 자리를 비운 점도 2차관 라인에 숨통을 트이게 했다.

관세청과 조달청은 외청이기는 하지만 청장이 차관급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승진이고 기재부 조직으로 보면 후배들이 운신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게 된 셈이다.

주 비서관이 1차관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경제금융비서관에는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와 최상목 정책협력실장이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정은보 차관보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옮기면 최상목 실장이 차관보로 올라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방문규 예산실장의 2차관 승진으로 공석이 된 예산실장에는 송언석 예산총괄심의관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홍남기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 조경규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 실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예산실장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던 부산 출신 김규옥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의 복귀 가능성도 있다.

김낙회 세제실장이 관세청장으로 이동하면서 후임에는 문창용 조세정책국장이 승진 이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김덕준 기자 casiop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