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균 어떻게 잡았나, 빈 오피스텔서 전기·수도 사용 포착 급습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 씨가 25일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됨에 따라 그의 도피행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6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대균 씨는 세월호 참사 발생 사흘 뒤인 4월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누나 섬나 씨가 체류 중인 프랑스로 출국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출국금지된 사실을 알아채고 공항에 차량을 버려둔 채 경기도 안성 금수원으로 도망친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가량 경찰과 대치
강제로 문 열려고 하자
저항 않고 순순히 체포 응해


금수원 내에서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던 대균 씨는 곧바로 금수원을 떠났고, 4월 22일 용인의 오피스텔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오피스텔은 대균 씨의 수행원 하 모 씨의 여동생 소유로 알려졌다.

오피스텔까지의 이동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에서 일명 '신엄마'로 불리는 신명희(64·구속기소) 씨의 딸 박수경(34) 씨가 도왔다.

이들은 이후 석 달 넘게 오피스텔에서 단 한 번도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균 씨는 하 씨가 배달해 주는 만두 등을 먹으며 견딘 것으로 전해졌다. 대균 씨는 TV는 물론 노트북과 휴대폰을 끈 상태로 바깥 세상과 담을 쌓은 채 책을 보며 소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당시 몸무게는 전혀 줄지 않았다.

지난 5월 13일 검찰이 서울 염곡동 대균 씨 자택에 진입,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지만 이미 대균 씨가 오피스텔에 은신하고 있을 때였다.

검·경은 유 전 회장에게 5억 원, 대균 씨에게 1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벌였지만 대균 씨가 오피스텔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은신한 탓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은 대균 씨 수행원들을 집중 분석하던 중 오피스텔 주인 하 씨의 주소지와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가 다른 점을 확인하고 오피스텔을 지목했다. 특히 경찰은 빈집으로 알려졌던 이곳에서 전기와 수돗물 사용이 계속 측정되는 것을 수상하게 여겼다.

오피스텔 주변에서 잠복하며 동태를 살피던 경찰은 25일 오후 5시 오피스텔을 급습했다. 오피스텔 안에서 2시간가량 경찰과 대치하던 대균 씨 등은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과소방관들이 강제로 문을 열려고 하자 오후 7시께 문을 열고 나와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

세월호 참사 후 101일간의 도피 행각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박진숙 기자 true@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