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균 검거] 유병언 일가 재산환수·경영비리 수사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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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찰에 검거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장남 대균(44·왼쪽 사진) 씨와 그의 도피 조력자인 박수경(34) 씨가 인천지검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44) 씨가 25일 오후 체포되면서 유 전 회장 일가의 경영 비리 수사와 재산 환수 작업이 다시 활력을 띠게 됐다.

인천지방검찰청은 25일 오후 7시께 경기도 용인시 상현동의 한 오피스텔에 숨어 있던 대균 씨와 대균 씨의 도피 조력자 박수경(34) 씨를 검거했다고 이날 밝혔다.

대균 씨는 계열사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최대주주이자 세모그룹 계열사 '소쿠리상사' 대표로 일가의 재산 형성과 계열사 경영에 깊이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향후 수사 방향은

계열사 대표 역할 규명
장녀·차남 신병 확보
숨겨진 재산 파악 총력

앞서 경찰은 이날 오후 5시께 오피스텔 주인이자 대균 씨의 측근인 하 모 씨의 여동생(35)을 앞세워 오피스텔을 급습해 2시간가량 대치하다 대균 씨와 박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오피스텔에서 5만 원권 1천500만 원과 3천600유로를 발견했고, 노트북 1개와 휴대폰 1개를 압수했다.

대균 씨는 체포 당시 아버지 유 전 회장의 사망 소식에 대해 몰랐으며 체포 후 호송 차량에서 경찰관에게 부친의 사망 소식을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경이 어떠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부모 자식 사이에, 부모가 돌아가셨는데 기분이 어떻겠습니까"라고 작게 중얼거리며 대답했다.

유 전 회장의 사망과 대균 씨의 검거로 현재 수사 대상에 오른 유 전 회장 일가 중 아직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사람은 차남 혁기(42) 씨와 장녀 섬나(48) 씨다.


대균 씨 등 유 전 회장의 자녀들은 1997년 세모그룹 부도 이후 유 전 회장으로부터 관련 지분을 넘겨받아 그룹을 운영해 왔다. 검·경은 그룹 경영 비리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녀들에 대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우선 유 전 회장 일가의 페이퍼컴퍼니가 '아해'의 사진을 고가에 매입한 경위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책임 소재를 조사할 계획이다. 현재 회삿돈 968억여 원을 일가에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등 계열사 대표와 임원 8명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검찰은 대균 씨를 조사해 계열사 대표들이 각각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범죄 혐의 액수 전액에 대해 추징보전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그동안 4차례에 걸쳐 일가 소유 부동산과 차량, 예금, 비상장주식, 미술품 등 1천54억 원 규모에 대해 동결 조치했다.

검찰은 환수작업의 성패가 유 전 회장 일가의 숨겨진 재산을 얼마만큼 찾아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차명 재산의 존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혁기, 섬나 씨를 비롯해 측근에 대해 반드시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혁기 씨는 핵심 측근 2명과 함께 미국에서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섬나 씨는 지난 5월 27일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지만, 범죄인 인도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박진숙 기자 tr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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