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삼성의 3차전 3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신본기의 번트 타구 때 1루 주자 용덕한이 2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 판정을 놓고 삼성 류중일 감독이 반발해 심판 합의판정을 요구하려다 제한시간 30초를 넘기는 촌극이 벌어졌다. 윤민호 프리랜서

삼성 류중일 감독이 하릴없이 그라운드를 서성인 까닭은?

프로야구 후반기부터 도입된 심판 합의판정을 놓고 24일 사직구장에서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류 감독이 합의판정 요청을 위해 더그아웃을 나왔다가 곧장 심판에게 다가가지 않고 서성이다 '타임 오버'로 퇴짜를 맞고 만 것.

리플레이 영상 보고 하려다
심판 합의판정 요구 '실패'
1호 판정 한화-NC전서 나와

3회 말 선두타자 용덕한이 안타로 1루에 진출한 뒤 롯데는 다음 타자 신본기에게 희생번트를 주문했다. 삼성의 투수 윤성환은 신본기의 번트 타구를 잡은 뒤 1루로 뿌리지 않고 선행 주자를 잡을 생각으로 이를 2루에 뿌렸고 용덕한은 슬라이딩 접전 끝에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2루에서 태그를 시도했던 삼성 김상수는 아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 더그아웃에서는 심판 합의판정을 요구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감독이 그라운드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곧장 심판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중계 화면에 리플레이 영상을 보고 확실하게 따지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리플레이 영상은 생각보다 빨리 중계되지 않았고 부질없이 그라운드만 서성이다 결국 '이닝 중 판정 요구 시한'인 30초를 넘기고 말았다.

이에 앞서 심판 합의판정을 두고 현장 관계자 사이에서도 '설왕설래'가 있었다. 이효봉 XTM 해설위원은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지나치게 리플레이 화면에 의존하는 합의판정 요구는 경기를 김빠지게 하지 않겠느냐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접전 상황이면 몰라도 리플레이 다 보고 결과를 뻔히 안 상태에서 합의판정을 요구하러 나가면 과연 경기가 재미 있겠느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투수 출신의 롯데 김시진 감독은 도입에 반색했다. 김 감독은 "애매한 상황에서 판정 하나만 잘못 나와도 마운드에 서 있는 투수에게 생각 이상의 데미지가 간다"고 말했다.

한편 사직구장에서 불발된 '1호 심판 합의판정'은 이날 한화와 NC가 맞붙은 대전구장에서 나왔다. 7-7로 맞선 가운데 NC 나성범이 날린 홈런 타구가 경기장 우측 폴을 맞고 떨어졌다. 홈런 판정을 받은 이 타구는 한화 김응용 감독의 합의판정 요구에 심판진이 리플레이 화면 확인 후 파울로 정정됐다. 권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