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바다] 참갑오징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술안주·반찬으로 제육볶음 별미

참갑오징어는 바다의 팔색조다. 몸통 등판의 무늬를 쉴 새 없이 바꾸며 여러 가지 보호색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외모는 몸통이 동그랗고, 다리가 짧아 은근히 귀엽다. 몸속에는 동물의 뼈에 해당하는 각세기라는 등딱지가 있다. 속살은 뽀얗다.

참갑오징어는 서해와 남해에서 많이 잡힌다. 전통적으로는 '대통발'을 이용해 산란기인 4~6월에 잡는다. 낚시로는 9~10월이 적기다.

참갑오징어를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다. '참오징어'라고 부르기도 하며, 제주지방에선 '맹마구리'라 부른다. 서산, 태안, 당진 등에서는 '찰배기'나 '찰박이'라 부른다.

참갑오징어는 몸의 부피에 비해 뼈의 비중이 꽤 큰 편이다. 그래서 회를 치기 위해 뼈를 제거하면 원래 몸통의 크기보다 많이 쪼그라들어 보인다. 하지만 뼈를 둘러싸고 있는 살 자체가 일반 오징어에 비해 두꺼워 요리를 하면 두툼한 살과 쫄깃한 식감으로 인기가 높고, 가격도 3~5배 높아 고급 식재료로 손꼽힌다. 참갑오징어는 산란기인 6~7월에 가장 부드럽고 맛이 좋다.

횟감으로 인기가 좋은 참갑오징어는 일반 오징어와 마찬가지로 타우린이 많아 피로 해소에 좋다. 타우린은 시력 회복, 심장병과 동맥경화 예방,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간 해독 등에 효과가 있다. 중국의 약학서 '본초강목'에는 참갑오징어의 뼈가 부인과, 소아과, 내과, 외과 등 각종 질환에 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쓰고 있다. 탄산칼슘이 많아 지혈제로 사용했다는 내용도 있다. 동의보감에는 참갑오징어가 위열, 위통을 다스리는 특효약이었다고 기술돼 있다.

참갑오징어 요리는 숙회, 무침, 볶음 요리가 있다. 이 중 별미는 술 안주나 반찬으로 좋은 참갑오징어 제육볶음이다. 얇게 저민 돼지고기 앞다리살과 양파, 마늘, 청양고추, 대파 등의 야채를 준비한다. 참갑오징어는 뼈와 내장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긴 후 밀가루를 넣고 조물조물 버무렸다가 깨끗이 씻는다. 손질된 참갑오징어는 칼집을 넣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둔다. 돼지고기와 참갑오징어는 고추장, 고춧가루, 진간장, 오미자청, 다진 마늘 등으로 밑간을 해둔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센 불에 양파 등 야채를 볶다가 밑간 해둔 돼지고기와 참갑오징어를 넣고 재빨리 볶아 소금, 후춧가루, 참기름을 넣어 간을 맞춘다. 배추나 채소와 곁들여 먹으면 부드러운 참갑오징어와 보들보들한 돼지고기는 입을, 쌈채소의 향은 코끝을 즐겁게 한다.

김영혜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