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 안산의 여름-노란 리본 간절한 기도 사라진 자리 '특별법 제정' 현수막만 말없이 내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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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경기도 안산시에는 온통 비통함이 맴돌았다. 참사 100일째인 지금은 쓸쓸한 적막감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안산시 고잔역에서 단원고등학교로 이르는 거리엔 한때 노란 리본과 간절한 글귀들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다. 대신, 고잔역 인근에 '4·16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 등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의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의 추모 행렬도 그동안 크게 줄었다. 지난 4월 말 하루 4만여 명에 육박했던 추모객은 이제 수십 명에 불과한 날도 있을 정도이다. 60여 개에 달했던 자원봉사부스 역시 10여 개만 남았다.

추모의 물결이 여전히 계속되고는 있지만, 사고 직후에 비하면 지금의 합동분향소는 쓸쓸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시민의 발길은 더욱 줄고 있다.

단원고는 심리치료를 마친 생존 학생들의 등교 이후 정상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돌아오지 못한 5명의 학생과 2명의 인솔교사가 아직 남아 있고, 그사이 교장마저 교체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착 가라앉아 있다. 최근 뜻하지 않게 단원고 학생들의 대입 특례입학 논란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단원고 학생뿐만이 아니라 안산시 시민도 '부채의식'에 시달리고 있다. 참사 진상조사조차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오히려 유가족들이 단식투쟁을 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여전히 희생자들에게 '미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외출 자체가 줄어들고, 거리에 나오더라도 조용하게 '볼 일'만 보고 가는 상황이다. 안산시가 지난 17일 내놓은 '소상공인 매출 실태 모니터링' 결과, 대부분 요식업계가 예년보다 30~40%가량 매출이 줄어든 것도 안산시의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꼽힌다. 김백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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