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 진도의 여름-상처의 섬, 주민들에겐 또다른 고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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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100일째를 맞은 24일, 진도로 가는 유일한 도로인 진도대교에 통행 차량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김경현 기자 view@

"진도는 죽음의 섬이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진도 주민들은 인근 해역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이유만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고 있다.

주민들은 참사 이후 두 달 가까이 팽목항 통행이 통제되는 등 불편을 감수했다. 실종자 가족들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도 했다. 하지만 삶은 오히려 더 힘들어지고 있다.

참사 현장이라는 굴레는 관광과 어업 활동으로 살아가는 진도 주민들에겐 큰 타격이었다.

진도군청에 따르면 지난 4∼6월 동안 진도의 유명 관광지인 운림산방을 찾은 유료관광객은 9천 명.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 명에 비해 3분의 1 이하로 급감했다. 운림산방은 그래도 상황이 다소 나은 편이다. 인근 관매도 해수욕장, 가게 해수욕장은 방문객이 거의 없어 사실상 폐장 상태다.

진도군청 관계자는 "예전엔 단체 관광객이 진도를 많이 찾았는데, 참사 이후 뚝 끊기면서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 '웃고 즐기기'가 어려운 상황은 진도 주민들도 이해한다. 하지만 진도에 대한 나쁜 이미지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아예 진도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조차 거부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민 김 모(58) 씨는 "진도 김과 조도(진도 인근 섬) 톳은 예전부터 좋은 가격을 받았지만, 요즘은 반값은커녕 반품되거나 아예 안 받는 곳도 있다"며 "우리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언제까지 세월호 때문에 힘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미역과 톳의 생산 시기가 미역은 4~6월, 톳은 6~7월로 세월호 참사 시기와 겹쳐 피해를 더 키웠다. 진도군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올해 해산물 판매량은 156억 원으로 지난해 225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진도=장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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