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휴가] 이런 건강식 있었나? 빙수·전골 먹고 으랏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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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해수욕장 입구의'설설술술'에서 내놓은 '산양산삼빙수'(왼쪽)는 산삼 배양근을 눈꽃 빙수 위에 토핑한 것이다. 오른쪽은'흑임자눈꽃빙수'.

빙수를 먹으면서도 건강을 챙길 수 있을까?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에 가서도 보양식을 먹을 수 있다면? 복날을 지나면서 이색 스태미나식 음식들이 눈에 띈다.

올여름의 대세, 눈꽃빙수는 진화하고 있다. 급기야 우유얼음이 산양산삼 배양근을 만났다. 해운대해수욕장 입구의 빙수전문점 '설설술술'이 내놓은 산양산삼빙수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경성대 앞 '이노텐'은 이자카야이지만 제대로 된 일본요리를 내놓는다. 개중에 일본 스모 선수들의 보양식 '창코나베'가 돋보인다. 육해공 재료로 우린 국물을 들이켜고 나면 이열치열이 따로 없다.


■해운대 빙수전문점 '설설술술'

우유를 극저온에서 순간 냉각해서 가루눈처럼 하늘하늘 뿌려내는 게 이른바 '눈꽃'이다. 입자가 보드라운 데도 잘 녹지 않아 마지막 수저를 뜰 때까지 가루의 질감을 즐길 수 있는게 특징. 이게 요즘 빙수의 대세다.

우유와 산삼의 만남 '인기몰이'
고소한 맛 흑임자빙수 깊은 여운

눈꽃빙수를 표방하는 가게들이 늘어나다 보니 콩고물과 인절미 이외의 다양한 조합이 등장하고 있다. 해운대의 '설설술술'은 산양산삼 배양근을 토핑한 빙수를 내놓아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실내에 들어섰더니 우선 눈이 시원하다. 탁 트인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해변으로 이어지는 횡단보도 앞 건물 5층인데 바다 쪽 두 면이 훤한 유리창이다. 박종우 사장이 "다른 곳에서 절대 먹을 수 없는 빙수"라며 '산양산삼빙수'와 '오미자 눈막끌리네'를 권했다.

빙수 위에 잔뿌리 수백 개가 수북하다. 산양산삼 배양근을 얹었다. 가루 얼음 중간에도 아카시아꿀과 배양근이 층층이 쌓였다. 아몬드 고명까지 올려 독특한 비주얼 완성!

쩝쩝, 우물우물…. 우유 얼음가루와 꿀, 산삼이 뒤섞이면서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제각각의 향미가 어우러져 입속에서 맴돌았다. 가만히 보니, 빙수라고 불렀다 뿐이지 실은 산삼주스다. 재료의 구성만 보면 그렇다. 박 사장이 "해수욕을 하다 지칠 때 드시면 힘이 날 것"이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빙수 한 그릇 먹고 기운을 차리기는 처음이다. 

해운대'설설술술'의 '오미자 눈막끌리네'는 막걸리로 만든 눈꽃빙수다.
불그스름한 빛을 띠는 '눈막끌리네'는 대체 뭘까? 이건 우유 대신 생막걸리로 눈꽃을 만들었다. 아스파탐이 없는 '느린마을' 막걸리만 쓴다. 눈꽃과 막걸리가 만나 '눈막끌리네'가 된 것이다. 박 사장은 "기계가 좋아져서 막걸리로 눈꽃빙수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우유든, 막걸리든 공랭식으로 '-25도'로 순간 냉각을 시켜 눈꽃을 생산한다고 덧붙였다.

어, 그러면 냉면이나 물회의 육수도 같은 방식으로 눈꽃으로 만들면 어떨까?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이에 500㎖ 용량의 '눈막끌리네' 빙수 잔이 비었다. 제법 취기가 올랐다. 입가심이 필요했다. '눈꽃흑임자빙수'. 검은깨의 고소한 맛이 가게를 나선 뒤에도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았다.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 49(해운대해수욕장 앞 엘리시아빌딩 5층). 눈꽃팥빙수 6천 원. 눈꽃흑임자빙수 7천 원, 오레오초코빙수·오미자 눈막끌리네 각 8천 원. 산양산삼 빙수 1만 8천 원. 24시간 영업. 051-747-5211.


■경성대 앞 이자카야 '이노텐'

'창코나베'는 일본식 전골요리의 하나다. 스모 선수들이 커다란 몸집과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보양식이다. 덩치들이 둘러앉아 냄비에 있는 재료, 없는 재료 다 섞어 한꺼번에 끓이는 풍경을 떠올려 보라.

스모선수들의 보양식 창코나베
육해공 재료로 우린 국물 '시원'


경성대 앞 이자카야 '이노텐'은 나고야에 본사를 둔 일본계 체인이다. 2000년 서면에 문을 열어 정통 일본식 이자카야 요리로 이름을 날렸다. 3년 만에 돌연 문을 닫아 마니아들을 아쉽게 하더니 지난 3월 경성대 앞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꼬치나 고래고기, 모둠회를 앞세운 흔한 이자카야와 달리 정통 일본요리를 고수한다는 점은 여전하다. 

경성대 앞 이자카야 '이노텐'에서 차려낸 스모선수의 보양식인 창코나베와 닭날개만두.
박성호 사장이 일본에서 가져온 재료로 끓인 육수라면서 펄펄 끓는 맛국물과 함께 육해공 재료가 담긴 그릇을 차려 왔다. 나고야식 창코나베의 특징은 샤부샤부처럼 재료를 순서대로 넣어 익혀서 먹는 것. 시키는 대로 가장 먼저 대나무 통에 담긴 닭고기 완자를 뚝뚝 떼어 육수에 투하. 완자가 익을 즈음 배추와 버섯 등 각종 채소와 대구 살, 삼겹살, 새우, 조개, 두부 따위를 넣어 익힌 것을 건져 참깨 드레싱과 폰즈를 곁들여 먹는다. 진국으로 우러난 국물을 후루룩후루룩 들이켰다. 뜨거운 불덩이가 식도를 타고 흘려내렸다. 그런데 시원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손님들이 땀을 쫙 빼면서 드시고 나면 든든하다고 하세요." 남은 육수로 죽을 끓여 먹으니 술안주라기보다는 근기 있는 음식을 먹는 느낌이 더 강한 것이다.

박 사장이 "깜짝 놀랄 것"이라면 비장의 메뉴를 들고 왔다. 겉으로만 보면 닭날개 구이다. 근데 이게 아무 곳에서나 먹기 힘든 닭날개만두다. 닭날개에서 뼈를 발라내고 속살과 만두소를 채워 다시 구운 것이다.

일본식 곱창전골인 모츠나베, 닭가슴살 간장조림, 찹 스테이크, 뎃판야키…. 눈길을 끄는 요리 가짓수가 너무 많다!

이노텐은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사케(일본 청주) 리스트가 강점이다. 준마이다이긴조급인 '닷사이'와 '온나나카세'는 9만 9천 원, '구보타 만주'는 19만 원을 받는다. 박 사장은 "사케 저변을 넓히고 싶어 마진을 줄였다"고 했다. 다른 가게의 인플레가 지나친 것이고 이노텐이 정상일 뿐이다.

※부산 남구 수영로334번길 22 1층. 창코나베 3만 5천 원, 모츠나베 2만 원, 닭날개 만두 2만 2천 원. 세트 메뉴 3만~7만 원. 오후 6시~오전 3시. 051-621-2550. 글·사진=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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