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일 선임기자의 레드카펫] 울주, 산악영화제 앞서 28편 상영 여름밤 산기슭서 관람 색다른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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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빨강.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준비단 제공

캐나다 밴프(Banff)는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캘거리와 같은 앨버타 주에 있는 국립공원이다. 로키산맥 동쪽 사면에 위치해 있는데 1885년에 캐나다 최초의 자연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빙하와 호수, 온천, 야생동물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근처에는 요호, 쿠트네이, 글레이셔, 재스퍼 국립공원도 이웃하고 있어 사시사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인구 8천여 명에 불과한 조그마한 도시 밴프가 세계 영화인들에게 회자되는 또 다른 이유는 매년 11월 초 산악문화를 주제로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식 명칭이 '밴프세계산악영화제'로 1976년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 38회째를 맞았으며, 이탈리아 토렌토 영화제와 함께 국제 산악 경쟁 영화제의 양대 산맥을 이룰 만큼 권위 있는 영화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주로 산을 배경으로 거친 자연에 맞서는 인간의 도전 정신을 보여 주는 영화들이 상영된다.

그리고 울산 울주군. 인근에 가지산(1천240m), 운문산(1천188m), 재약산(1천108m), 간월산(1천83m), 신불산(1천208m), 영축산(1천92m) 등 이른바 '영남 알프스'로 둘러싸여 있다. 울주 역시 밴프에 버금갈 만큼 영남권 최고의 등산 코스이자 산악 쉼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를 토대로 울주군이 산악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16년 개최 예정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바로 그것. 그런데 울주군은 이에 앞서 지난 2012년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밴프세계산악영화제 출품작을 상영하면서 본 영화제 개최에 앞서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올해로 3회째인 '밴프세계산악영화제 월드투어'는 캐나다 밴프에서 상영됐던 작품들을 초청해 이곳에서 틀어 주는 행사로,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울주군 작수천 별빛야영장(오토캠핑장)에서 행사를 연다. 짧게는 5분짜리에서 길게는 2시간가량의 작품까지 모두 다큐멘터리이기에 한여름 밤 가족들이 관람하기에 부담 없을 듯하다.

또한 익스트림 스포츠 전문가들의 묘기나 장애인이 험난한 자연을 극복하는 도전, 자연환경을 훼손했을 때 인간이 받을 경고, 그리고 산을 비롯한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기 위한 인간의 노력 등이 담겨 있는 소중한 작품들도 들어 있어 짜릿한 스릴도 느낄 수 있고 '산 관련 도서전'과 '산악영화역사전'도 함께 개최된다. KBS 라디오 작가 출신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준비단의 남애리 팀장은 "가족과 휴양, 레저도시란 캐치프레이스를 내걸고 밴프에서 상영됐던 28편이 한여름 밤 영남 알프스 산기슭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상영되며 울주의 새로운 면모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며 준비상황을 전했다. 영화와 산을 함께 즐기며 여름 휴가를 계획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한다. tokm@


김호일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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