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망 확인 파장] "못 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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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됐지만, 사망 원인 등 의문이 꼬리를 이으면서 대한민국이 다시 '음모론'에 빠졌다.

22일 전남 순천경찰서는 공식 브리핑에서 지난달 12일 순천시 서면 학구리 한 매실밭에서 발견된 사체가 "유병언이 맞다"고 공식 확인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에 일반인뿐만 아니라 경찰 내부에서조차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검찰과 경찰의 부실한 수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각종 '설'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검·경 수사 불신 커지며
SNS 통한 음모론 확산

타살 후 시신 바꿔치기
사망 위장 후 생존설까지


부산의 한 경찰은 "이번 사안은 일반적인 변사 처리 과정과 동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처음 발견됐을 당시 변사자 주변에 구원파임을 암시하는 증거들이 나왔는데도 단순 행려병자로 보고 수사에 속도를 내지 않은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경찰이 유 전 회장의 사체라고 공식 확인한 22일 오후 직장인들의 화제는 단연 유 전 회장이었다.

회사원 정 모(42·북구 화명동) 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경찰 발표가 믿어지지 않는다"며 "유병언 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는데, 검사가 이렇게 오래 걸린 것도 이상하고 의심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 무언가 음모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타살과 '시체 바꿔치기'설도 확산되고 있다. 검·경의 이전 수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유 전 회장은 조력자들에게 끝까지 도피할 것임을 암시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리가 없다는 것이다.

유 전 회장이 붙잡혔을 때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큰 구원파 신도들이나 권력자에 의해 사망했다는 설이다. 또 사체가 80%의 백골 상태로 발견된 점, 유 전 회장의 신체 공식 기록보다 키가 큰 점 등을 이유로 누군가 사망한 지 6개월 된 사체에 고급 옷을 입혀 위장했다는 설까지 흘러나온다.

비슷한 사례로 중국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조희팔(55) 씨 사건이 재조명되며, 유 전 회장도 모처에 도피해 살아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수조 원대 다단계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씨는 경찰이 공식적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중국에서 목격담이 이어지며 살아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음모론이 국민들 사이에 힘을 얻고 있는 이유는 결국 검찰과 경찰의 허술한 수사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음모론이 확산되는 창구는 단연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미국 드라마 중에 사체 바꿔치기를 통해 DNA 검사를 통과한뒤 유유히 빠져나오는 내용이 있다. 요즘 상황을 보면 현실이 드라마보다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전했다.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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