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지지 않는 AI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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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6개월이 넘도록 '종식'되지 않고 있다. '기온상승=AI종식'이라는 등식이 깨지면서 농가와 축산 당국의 고통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22일 경남 양산시 등에 따르면 5월 23일 전남 담양의 한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20일간 잠잠하던 AI가 지난달 13일 강원도 횡성의 거위농장을 시작으로, 16일 대구 달성군 가축사육농장, 17일 전남 무안군 육용오리농장, 25일 경기도 안성시 육용오리농장에서 잇따라 발생했다.이 때문에 AI 종식선언도 늦어지고 있다.

전국서 잇따라 발생
'기온상승=AI 종식' 깨져
"토착화 준한 방역 필요" 지적


AI 표준조직절차(SOP)에 의하면 마지막 살처분일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에서 검사했을 때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야 AI 종식선언을 할 수 있다. 또 검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살처분일로부터 40~45일이 지나야 종식선언이 가능해진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지난 달 30일 AI에 감염된 가금류에 대해 살처분을 마쳤고 이후 지금까지 발병하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면 다음 달 중순께 종식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역기간과 방역방식의 변경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03년 AI가 발생한 이후 특별방역기간을 11월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로 정했다가 최근 10월부터 6월 말까지로 바꿨다. 그러나 올해는 이마저도 넘어서 방역기간 변경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AI 바이러스도 H5N8형의 경우 H5N1형과 달리 고온에도 발생함에 따라 발생을 억제하는 것에 중점을 둔 현행 방역체계를 토착화에 준해 점차적으로 질병관리 중심으로 바꿔야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AI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양계 농가와 축산 당국도 삼중고를 겪고 있다.

실제로 양산지역 양계농가의 경우 AI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산란계 입고와 출하 때 관계 당국에 신고해야하는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여전히 친인척의 농장 방문을 꺼리고 있다.

또 여름철 폭염에다 계란 가격까지 떨어지는 등의 고통을 겪고 있다.

축산 당국도 6개월 넘게 지속되는 AI 비상근무에다 구제역 방역, 폭염대책 등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2~3명의 인원으로 AI에다 구제역 방역까지 비상근무를 계속하고 있다"며 "사실상 AI 방역은 올해부터 상시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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