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 하는 경남도 산하기관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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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1일 "직책이 보장된다는 이유만으로 일 안하고 타성에 젖어 세월만 보내는 기관은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세금을 쏟아부었는데도 일을 안 하면 (해당 기관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업시킨데 이어 도내 산하 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을 언급함에 따라 '홍준표식 도정 바로세우기'가 또다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홍 지사는 21일 도청 회의실에서 열린 실·국·원장 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대표적인 해당 기관으로 경남발전연구원을 꼽았다.

홍준표 도지사 밝혀
경발연·보건환경연 언급
진주보건소 서부청사 입주
"시비 없도록 추진" 주문


그는 "도정 1기인 지난 1년 6개월 동안 경남발전연구원이 경남 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어떤 연구가 시책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면서 "이같은 경남발전연구원에 연간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시 청계천 사업과 도시교통체계 수립 등을 연구해 시정에 적극 반영하는 서울연구원과 비교하기도 했다.

업무보다 인원이 많으면 당연히 구조조정해야한다며 도립대학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 진주에 들어설 경남도청 서부청사와 함께 이전대상 기관으로 거론된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내부 직원들로부터 경남 동부지역 민원인들의 불편이 예상된다는 등 이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점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다.

그는 "연구원 구성원들이 '우리한테 사전에 물어 봤느냐'며 집단으로 항변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국가기관 일부를 세종시로 옮길 때나 공공기관을 혁신도시로 이전할 때 해당 기관의 구성원에게 투표 등으로 의견을 물어 보더냐고 되묻기도 했다.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것인데 공무원이 타성에 젖어 직책과 신분이 보장된다고 해서 자신들의 편리성 등만 생각해 그런 식으로 항변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 인원이 79명인 보건환경연구원에 대해서도 홍 지사는 인원이 많다며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도의 특정감사가 진행 중인 보건환경연구원은 구조조정 논란과 함께 관련자 징계와 문책 등도 잇따를 전망이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조처에 대해 도민 세금을 투입했는데도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못하고 앞으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서부청사 개청과 관련, 홍 지사는 "진주시보건소 입주문제는 진주시와 시의회가 도에 시비를 걸거나 제동을 걸면 (서부청사 이전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면서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반면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서부경남시민사회 대표자들은 이날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시가 경남도의 지시에 따라 추진하는 보건소 이전을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선규·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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