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문화회관이 만든 문화 기적 '투란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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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숙도문화회관이 대형 오페라 '투란도트' 제작에 나섰다. 지역 문화계는 "기적 같은 일"이라고 한다.

푸치니의 생애 마지막 걸작인 오페라 '투란도트'는 2시간이 넘는 대작이다. 중국 황궁이 배경이며 투란도트 공주가 주인공이다. 공주가 던진 수수께끼를 맞히지 못하면 청혼자들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설정의 오페라다. 출연진도 180여 명에 달해 전문 오페라단도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700여 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이런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출연진 섭외, 의상 제작, 연출, 홍보, 엄청난 제작비 부담 등 기획 단계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을숙도문화회관과 상주단체인 T.I.F심포니오케스트라(대표 김일택)의 상호 협력이었다.

지역민의 문화 향유 돕기 목표로
T.I.F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력
국내 정상급 성악가 흔쾌히 출연
대작 자체 제작 성공, 25일 무대에


T.I.F심포니는 출연진 섭외와 음악 제작을 맡았다. 주역 출연진 섭외가 최대 관건이었다. '투란도트'에서는 격정적인 장면이 자주 나온다. 주역 배우는 엄청난 성량과 고도의 표현 능력을 갖춰야 한다. 국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성악가들만이 소화할 수 있다. T.I.F심포니는 서울과 대구로 찾아가 주역 출연진 섭외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을숙도문화회관과 T.I.F심포니의 노력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정상급 성악가들은 흔쾌히 출연하기로 했다. 투란도트 역의 이화영·김라희, 칼라프 역의 박기천·이정원, 류 역의 허미경·김경희 조합이 완성됐다. 소프라노 이화영은 국제오페라 축제 대상을 받았다. 소프라노 김라희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 오페라극장 전속을 역임했다. 테너 박기천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 전속 주역이었다. 테너 이정원은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오페라 '맥베스'로 한국인 최초로 데뷔했다.

연출자와 지휘자도 한껏 기대를 모은다. 창조적인 연출로 정평이 난 김성경 오페라 제작소 '밤비니'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2012년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지휘자상을 받은 김봉미가 지휘봉을 잡는다. T.I.F심포니가 연주한다.

김성경은 "을숙도문화회관이 공연장 앞 좌석을 들어내고 오케스트라 피트를 만드는 등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면서도 무용수와 합창단을 투입해 보다 풍성한 무대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을숙도문화회관 송필석 계장은 "시민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 주고 상주 오케스트라와 지역 예술인들의 역량을 축적하는 것이 오페라 제작의 취지"라고 했다. ▶을숙도 제33회 명품 콘서트 오페라 '투란도트'=25일 오후 7시 30분, 26일 오후 5시 을숙도문화회관 대공연장. 051-220-5813.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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