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비관 서울 20대 부부 해운대서 5세 아들 살해, 투신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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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호텔에서 빚 문제에 따른 생활고에 괴로워하던 20대 부부가 자신의 다섯 살 아들을 살해한 뒤 베란다에서 투신해 함께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19일 오후 2시 15분 해운대구 모 호텔 7층 베란다에서 A(29) 씨와 아내인 B(28) 씨가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투숙객이 방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호텔 측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베란다에 올라선 이들 부부를 발견하고 즉각 119 소방대를 출동시키고 지상에 에어매트 설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A 씨 부부는 매트 설치가 마무리되기 전 뛰어내렸다.

또 A 씨 부부의 객실 침대 위에선 아들 C(5) 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C 군이 사흘 전 베개 등으로 눌려 질식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객실 안에서는 A 씨 부부가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흉기 등도 흩어져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서울에 사는 A 씨 가족은 지난 14일 오후 4시 15분 이 호텔에 체크인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CCTV엔 체크인 당시 C 군이 마치 놀러 온 것에 기뻐하듯 이곳저곳을 신 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이 찍혀 있다.

경찰은 유서와 친족들의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A 씨 부부가 금전적인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생활비는 카드 결제 등으로 해결했다. A 씨 부부는 부모들의 도움으로 수천만 원을 빚을 청산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계속 빚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C 군이 아무것도 모르고 호텔 안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한동안 말을 못했다"며 "B 씨의 손목에 자해한 흔적이 있는 등 이들 부부도 상당기간 괴로워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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