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 "니가 와라 부산! 여수 오랑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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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신라대 백양생활관에서 열린 '영·호남 청소년어울림 한마당' 행사에 참가한 부산·여수 여고생들이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맑고향기롭게 부산모임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브니엘여고와 여수여고 학생 301명이 참가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과 여수의 '꽃보다 아름다운' 여고생들이 부산에서 만나 다채로운 활동을 함께하며 영·호남의 화합을 도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18일 오후 9시께 부산 사상구 신라대의 한 생활관 내 강당은 300명이 넘는 고1 여학생들의 활기찬 목소리로 들어차 있었다.

강당은 다양한 음악과 여고생들의 춤과 노래, 응원 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이내 공연장으로 변했다. 각각 다른 체육복을 입은 여고생들은 거리낌 없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더운 여름날의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부산·여수의 여고생이 한자리에서 만난 이번 행사는 ㈔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이 주최하는 '영·호남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이다.

'맑고 향기롭게' 주최
영·호남 여고생 300명
부산 신라대서 화합 축제
깔깔대며 여름 추억 만들기

2003년 시작해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이번 행사에는 부산 브니엘여고와 전남 여수 여수여고에서 301명이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8일 오전 처음 만난 브니엘여고와 여수여고 학생들은 반반씩 나눠 모여 10개 조를 만든 뒤 다양한 종류의 단합게임을 하며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강당 곳곳에는 '억수로 겁나 귀엽데이~', '니가 와라 부산! 여수오랑께!' 등 학생들이 만든 기발한 팀 구호가 걸려 있었다. 두 학교 학생들은 각각 경상도·전라도 사투리를 썼지만 학생들은 이내 최근 연예인 관련 소식 등 공통된 관심거리를 공유하며 점점 가까워졌다.

이날 처음 만난 동갑내기 이누리(16·여수여고) 양과 안지영(16·브니엘여고) 양은 함께 "지역감정이라는 것이 왜 생겨났는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 양과 안 양은 인기 아이돌그룹인 'EXO'의 백현과 '소녀시대'의 태연의 연애 이야기가 나오자 서로 맞장구를 치며 한동안 이야기를 잇기도 했다.

이 양은 "오늘 부산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들과 서로 이야기하면서 전혀 지역감정이란 것을 느낄 수가 없었다"며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많은 친구들을 만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 양은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에 지역감정을 쌓아가는 것은 '감정 낭비'라고 말했다.

안 양은 "부산과 여수는 지리적으로도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데 지역감정이 존재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여수여고 친구들과 행사가 끝난 뒤에도 계속 인연을 맺고 싶다"고 밝혔다.

㈔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의 박수관 회장은 "영·호남은 지리적·기후적으로 가까울 뿐더러 지역감정에 얽매이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낭비다"며 "지역감정을 하나씩 허물어갈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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