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당선 이면엔 무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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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외 뛰어넘는 인맥의 힘, '무대의 봄' 열었다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에 선출된 김무성(오른쪽 두 번째) 의원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부산일보DB

'김무성-서청원' 양강 싸움으로 전개된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에서 비주류인 김무성 대표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권을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집권여당은 '친박'(親 박근혜), '비박'(非 박근혜)을 뛰어넘는 새로운 인적구도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 당선을 도운 공신은 누구인지, 어떤 정치인들이 무대('김무성 대장'의 줄임 말) 인맥으로 분류되는지 새삼 관심을 모은다.


■주목받는 캠핑카 멤버

김 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이른바 '현역의원 컷오프'에 걸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

"과연 김무성은 재기할 수 있을까?" 정가는 술렁거렸다. 어떤 방식으로든 현실정치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김 대표는 의외의 행보를 시작했다.

'낙천' 아픔 함께한 캠핑카 멤버들
캠프 핵심 맡으며 일등공신 역할
의원 100명 역사교실 '대세' 발원지
MB시절 원내부대표단도 큰 힘
박민식 등 탄탄한 부산인맥 한몫

연구소를 차린다든지, 조직을 만드는 대신 뭔가를 '비우는' 일에 매달린 것이다. 꽤 오랜 기간 면도도 하지 않고 텁수룩하게 턱수염을 기른 그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낙천' 의원들에게 미국 여행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안경률, 이경재, 안형환, 조전혁, 정옥임, 김성수, 성윤환, 신영수 의원이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참여했다.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면서 전직 의원으로 신분이 바뀐 이들은 6월 초 20여 일간의 미국 여행을 시작했다. 캠핑카를 빌려 직접 밥을 짓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미국 서부 일대를 돌아다녔다. 그때 맺어진 끈끈한 동지애는 이번 전당대회까지 이어지면서 김무성 당선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안형환(비서실장), 성윤환(법률지원단장), 김성수(조직본부장) 전 의원은 캠프의 핵심적인 임무를 담당했고,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낙선한 조전혁 전 의원도 뒤늦게 기획업무에 뛰어들었다.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권오을 전 의원은 2012년 대선 때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체제에서 '부본부장' 역할을 맡아 손발을 맞춘 바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19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불출마한 원외 비박계 인사라는 점으로 '무대'의 당권 장악에 큰 기여를 했다.


■원내부대표단 그룹도 큰 힘

김 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2011년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맡았다. 이때 그를 도와 원내부대표단으로 참여했던 인사들도 대표적인 '무대 인맥'으로 꼽힌다.

김학용(경기), 김성태(서울), 권성동(강원), 이한성(경북), 이진복(부산)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당시 초선의원으로 김 대표와 호흡을 맞췄는데 모두 19대 총선에서 당선돼 당당한 재선 그룹으로 무대 체제의 뒷받침 역할을 하게 됐다. 지역별로도 고루 포진됐다는 게 장점이다.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로 함께 일했던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의원도 향후 지근거리에서 김무성 체제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김 대표가 지난해 4월 부산 영도에서 재선거로 국회에 재입성한 직후부터 수면 아래에서 '김무성 대표 만들기'에 나섰다.

특히 김학용 의원은 지난해 9월 발족한 김무성 주도의 '근현대 역사교실' 간사를 맡았는데, 이 모임은 새누리당 의원·당협위원장 100여 명이 참여하는 당내 최대 규모여서 '김무성 대세론'의 발원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탄탄한 부산 인맥

김 대표는지역구인 부산에서도 탄탄한 지원세력이 버텨 주고 있다.

지난 4월 새누리당의 부산시장 경선에서 예상 외로 선전한 재선의 박민식(북·강서갑) 의원이 대표적이다.

박 의원은 초선 때인 2010년 지방선거에서 허태열(북·강서을) 의원과 구청장 공천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는데 김 대표가 물심양면으로 밀어 주면서 가까워졌다. 김 대표는 이번 부산시장 경선 때도 내심 박 의원에게 많은 기대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캠프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주변의 여론동향과 아이디어를 수시로 전달하는 숨은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한다.

김 대표의 지역구(남구을)를 이어받은 서용교 의원과 보좌관 출신인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은 초선 그룹에서 '무대 사람'으로 분류된다.

3선의 김정훈 의원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시절 부터 그와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바닥에서 뛴 측근들

캠프 내에서는 오랫동안 보좌관을 지낸 강동훈 특보가 전략기획을 담당하면서 큰 흐름을 이끌었다.

캠프 공보단장이었던 배용수 전 국회도서관장과 허숭·문혜정 공동대변인도 이번에 캠프에 합류해 김무성 대표 체제 탄생을 도왔다.

국회의원실에서는 장성철 보좌관이 원만한 대언론 관계를 바탕으로 무리 없이 공보 업무를 치러냈다. 김상호 보좌관은 지방선거 이전인 지난 3월부터 전국을 돌면서 청년 선거인단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사상 처음으로 새누리당이 청년 선거인단 모집 정원을 넘기게 하는 등 타 후보 진영을 압도하는 데 기여했다.

캠프 바깥에서는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에 입당한 정오규 생활정치닷컴 대표가 수시로 바닥민심을 전하고 서청원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대응전략을 건의하는 등 외인부대 역할을 소화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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