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블부블-부산 블로그] 2% 아쉬운 공포영화 '주온:끝의 시작'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무섭긴 했지만 전편과 같은 '오싹한 한 방'이 없어

주온: 끝의 시작. NEW 제공

사실 '주온'이 재밌었느냐고 물으신다면 조금 망설여지네요. 그런데 무서웠냐고 물으신다면 '그렇다'고 말하겠습니다.

재미와 공포에는 조금 차이가 있는데 '주온' 오리지널의 경우는 몇몇 잊히지 않는 공포의 이미지와 거기에 더해진 사운드가 다른 영화와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새롭게 태어난 이번 '주온:끝의 시작'은 그런 면에서 전작의 아우라를 쉽게 넘어서지 못하고 있네요. 이미 거의 10년이나 지난 전편의 영광을 세대가 변해버린 지금에서 큰 고민 없이 만들어진 작품처럼 보입니다. 시미즈 다카시가 물러난 감독직에 다른 분이 왔기 때문일까요? TV판과 극장판을 아우르면서 여러 가지 버전을 두루 찾아보게끔 했던 일본 공포 영화의 선두 자리가 지금은 많이 희미해졌네요.

10년 전 '특징'그대로 써먹어
전작의 울타리 못 벗어난 한계
스토리 속에도 흥밋거리 부족

'주온'의 특징은 시리즈가 반복되어도 실상 스토리는 거의 동일하다는 겁니다. 불우하게 죽임을 당한 토시오와 엄마의 이야기를 이번에도 기둥 줄거리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편과의 연결 고리를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계로 작용합니다. 시대는 흐르고 죽어 나가는 사람들은 바뀌지만, 주요 캐릭터는 거의 동일한 셈이죠. 심령 호러의 정서를 따르고 있지만 '13일의 금요일'처럼 산장을 찾아오는 젊은이들을 제이슨이 살육하는 것과 별다를 바 없을지도 모르고요. 그래서인지 뒤죽박죽되는 기억을 붙잡고 예전 시리즈 스토리를 희미하게 떠올리는 것도 고역이었네요. 어쨌거나 스토리 자체에서 큰 흥밋거리를 찾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주온'에는 희대의 '흰둥이 꼬마' 토시오란 캐릭터가 있고 거기에 더해 천하무적에 가까웠던 엄마가 있었는데요. 사실 시대가 바뀌니 그때의 토시오는 이미 성장했을 테고 아역배우가 바뀌었는데, 글쎄요? 조금 덜 무서운 느낌이었네요.

생활 속에서 수시로 등장하여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던 전편들에 비해 조금 김이 새는 듯 나타날 장면이 눈에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장면들마저도 전편과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져서 큰 임팩트는 부족하고요. 다만 조금 더 자극적이고 더 잔인해진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왜 이렇게 부진한가 한탄하다가 막판에 몰아치면서 계단에서 섬뜩한 연기를 펼치는데 정말 그 열정에 박수가 절로 나왔네요.

그리고 전편에 나왔던 그 집은 여전하고요. 실제 이 집은 누가 살까 싶을 정도로 자주 영화에 등장하니 실제 누가 사는지 궁금해질 정도네요.

이번 편은 거의 세 가지 시대를 한꺼번에 다루고 있는데요. 처음엔 잘 이해가 안 됐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사건의 전말이 설명이 됩니다. 그 과정의 설명이 조금 편의적인 면이 있는 것이 다소 흠이더군요. 아직도 관객들에게 이런 부류의 공포가 먹힐지는 의문입니다. 유효기간이 지나버린 공포의 강자가 등장했는데 '컨저링' 같은 작품에 환호하는 요즘 관객의 성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궁금하고요.

그리고 이 영화의 엔딩은 지금껏 전개해 온 영화의 분위기와 너무 달라서 어리둥절했네요. 귀신이 나오다 좀비가 등장하는 느낌?


최승호(비됴알바)

영화가 해치워야 할 숙제로 비쳐진 적이 있습니까

내 집으로 와요

http://blog.naver.com/hanyu313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