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0만 명 해외서 진료 인니 호흡기 환자 유치하자"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2일 오전 인도네시아 동자바주 수라바야시의 '내셔널' 병원에서 동서대학교 신은규 교수와 학생들이 첨단 의료장비를 시용하고 있다. 김현아 기자

"전체 환자의 80%가 외국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요. 선진 의료기술로 인도네시아 환자들을 돕고 싶어요."

동서대학교 치위생학과 1학년 곽건희(20·여) 씨는 지난 12일 인도네시아의 '내셔널' 병원을 방문한 뒤 진로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서구 선진국 의료시장 진출을 꿈꿨던 곽 씨지만 인도네시아의 열악한 의료서비스를 직접 본 뒤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포화상태인 서구 시장에 비해 미래 잠재력이 큰 동남아 진출의 성공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동서대생 현지 체험 대안 제시
"부산 전문인력 개발 급선무"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2014년 동서대학교 글로벌 컨설팅 프로그램(Dongseo Asia Initiatives Program)'에 참여한 부산 사상구 동서대학교 재학생 40여 명이 인도네시아와 태국을 방문했다.

올해로 2회째 진행되는 'DAIP'는 대학생들이 아시아 지역을 탐방해 과제를 수행한 뒤 대안 및 전략을 제시하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방문한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내에서 가장 현대화된 병원인 '내셔널' 병원은 205개 병상과 123개 병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계층은 부유층과 외국인 등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매년 200만여 명의 인도네시아인들이 의료수준이 열악한 자국 대신 태국, 싱가포르 등 이웃 동남아 국가로 가서 진찰을 받는다.

특히 급격한 도시화의 진전으로 호흡기질환 환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의료 전문인력은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다.

학생들은 이 점에 착안해 한국의 의료관광산업 활성화 대책으로 인도네시아 호흡기질환 환자 유치 전략을 수립했다.

우선 수라바야 시내 번화가와 자매대학인 치푸트라대학 안에 공기 중 유해물질 검측 장비를 설치했다.

또 활화산이 많은 지역적 여건이 폐암, 췌장암으로 악화되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는 가정을 세우고, 자바섬 동부의 브로모화산 주변에 자연 방사선, 감마선 등을 검측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한국이 전세계 의료장비의 약 15%를 보유할 정도로 인구 밀도당 정밀 의료기기 보유율이 가장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거론됐다.

동서대 신은규(보건행정학) 교수는 "조기 발견이 중요한 폐암 등을 검진하려면 정밀 의료기기가 필수적이다"며 "인도네시아 호흡기질환 환자를 유치할 특화된 전문인력 개발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수라바야(인도네시아)=김현아 기자 srdfish@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