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읽기] 37. 반딧불이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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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근육 강화·균형감 키워 줘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저기 저 개똥무덤이 내 집인걸~."

신형원의 노래 '개똥벌레' 가사가 절로 흥얼거려지는 한여름이다. 반딧불이를 개똥벌레라고 부르는 것은 예전에 개똥참외처럼 흔했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파이어플라이(firefly)', 범어로는 '티티바'라고 한다.

까만 밤하늘에 꺼질 듯 말 듯 성탄절 트리처럼 반짝이는 반딧불빛을 바라보면 가슴이 벅차 오르면서 마음 한쪽이 따뜻해진다. 갈 길 몰라 방황하던 배가 항해의 길잡이 등대 불빛을 본 것처럼 팍팍한 세상사에 희망의 불꽃이 되어 준다. 이렇듯 반딧불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순화해 주기 때문에 '정서 곤충'으로도 불린다.

또 환경생태학자들은 이를 '환경지표 곤충'으로도 분류한다. 다른 곤충과 달리 수질오염에 유난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딧불이는 청정지역의 지표가 된다.

반딧불이는 배 끝의 마디에서 불빛을 낸다. 사랑하는 짝을 찾아 하늘로 날아오르며 불빛을 반짝일 때는 그 모습이 숭고하기까지 하다. 매미처럼 울 수도, 나방처럼 페로몬을 뿌릴 수도 없기에 소통을 시도하려는 그 불빛은 더욱 애처롭다.

우리나라엔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등이 산다. 이들은 정서적, 심미적 가치를 인정 받아 장수하늘소, 비단벌레, 산굴뚝나비와 더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반딧불이 자세(사진·시연 정복희)는 쪼그리고 앉은 채 두 팔을 다리 사이에 넣고 무릎 뒤 오금을 팔 위쪽에 올리고 두 발을 부드럽게 바닥에서 들어 올린다. 시선은 앞을 향하고 양쪽 무릎을 펴는 자세이다. 폐와 복부 근육이 강하게 수축되어 복부기관이 강화된다. 손목, 팔, 어깨, 배 등을 튼튼하게 해 주며 집중력과 균형감을 증진시켜 준다.

어릴 때 어렵지 않게 보았던 반딧불이가 요즘은 무척 귀한 존재가 됐다. 성충이 되어 날아다닐 때에는 이슬만 먹고 산다고 해서 '신선곤충'으로도 여겼는데, 참 안타깝다. 반딧불이들이 마음껏 사랑의 향연을 펼칠 수 있도록 생태환경 조성에 힘을 모아야겠다. 요가는 예로부터 숲 속의 수행처를 '아란야카'라고 하여 청정한 곳에서 수행하는 전통이 있었다.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
(부산요가명상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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