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신공항으로 지역감정 건드려선 안돼… 전문가 결정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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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신임대표가 16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보수우파의 단점은 수구적 이미지인데 보수도 혁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나부터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박희만 기자 phman@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역구(부산 영도) 국회의원이라기보다는 '집권당 수장'의 면모를 유지하려 애썼다. 신공항 등 민감한 지역현안에 대해선 철저하게 중립을 지켰고,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일부 부산 의원들에게 쌓인 앙금도 말끔히 털고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상향식 공천제'는 어떤 난관이 있어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16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이뤄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자신이 갖고 있던 정치철학과 소신을 솔직하게 밝혔다.

대권 도전 여부 등 일부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대부분의 질문에는 자신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부산 출신 첫 집권당 대표답게 시종일관 여유가 넘쳤다. 정치지망생들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상향식 공천제 정착 위해
야당과 협의로 법 바꿀 것

신인들, 연고지 밭 갈아야
기초의원 출발이 바람직

보수 단점 수구적 이미지
혁신해서 정권 재창출

7·30 재보선 6석도 가능
해운대기장갑 유세 갈 것


-상향식 공천제는 앞으로 확고 부동한 원칙으로 지켜지나.

"절대 흔들릴 수 없는 원칙이다. 상향식 공천제도의 정착을 위해 앞으로 야당과 협의해서 법을 바꿔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 역선택을 막기 위해 같은 날 각 정당이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그렇다면 문제가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은 어떻게 하나.

"지역구 의원의 선출은 지역 주민의 몫이다. 당에서 특정인을 찍으라고 할 이유가 없다. 현역 의원에게 문제가 있다면 지역 주민들이 후보 선출 과정을 통해 바꾸면 된다. 현역 단체장이나 현역 의원을 꼭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서부터 무리가 생긴다."

-청년과 장애인은 어떻게 배려하나.

"장애인은 비례대표 제도가 있다. 그러나 청년들은 다르다. 청년들도 자기들이 노력해서 공천돼야 한다. 청년이라고 무조건 공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지역구 출마 희망자들은 연고지에서 밭을 갈아야 한다. 지역에 가보면 돋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각종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열심히 일해 두각을 나타낸다. 이런 사람들이 단계를 밟아 정치에 도전해야 한다.

선출직에도 여러 단계가 있다. 기초의원도 있고 기초단체장도 있다. 기초의원부터 시작해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이 중앙정치무대에 진출하게 해야 한다. 이미 지방의원 출신 국회의원들이 많이 있다. 이런 시스템이 민주주의의 완성판이다."

-앞으로 새누리당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가.

"정당의 주인은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아닌 당원이다. 당원이 주인이 되는 활기찬 민주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당원들이 당무에 자신들의 의견을 제안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현안이 생기면 중앙당에서 구체적인 어젠다(주제)를 설정하고 원내외 당협 위원장들에게는 지역에서 당원을 모아 토론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게 하겠다. 이렇게 해서 공식 보고서를 만든 뒤 그 내용을 놓고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토론하게 할 것이다. 그러면 당원들의 의견이 힘을 받게 된다."

-신공항 문제를 놓고 부산과 대구가 대립하고 있는데.

"이번 당대표 경선과정에서도 신공항 때문에 가장 힘들었다. 가덕도에서 열렸던 현장 선대위에 참석한 사실 때문에 대구지역 언론이 대구 국회의원들에게 나를 지지하면 안 된다는 기사를 썼다. 신공항의 필요성과 지역선정 문제는 극히 전문적인 분야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무책임하게 지역감정을 고취시키는 잘못된 일을 해왔다. 더 이상 그래서는 안된다. 특정 정치인이 가덕도에 신공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면 언론에 이름은 나겠지만 실제로 신공항 입지 결정에는 아무런 영향을 못 미친다.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하면 따르지 않을 방법이 없다. "

-서병수 부산시장이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했는데.

"그야 바닷가에 공항을 짓는게 세계적 추세니까 자신감을 갖고 한 말로 이해해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부산출신 첫 집권당 대표로서 어떤 사명감을 느끼나.

"지난 15일 현충원에 참배하면서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 오는 것을 느꼈다. 막중하고 중요한 자리에 올랐는데 잘해야겠다는 각오가 있다. 현충원 방명록에 '새누리당이 보수 혁신의 아이콘이 돼서 우파정권 재창출의 기초를 놓겠다'고 썼다. 실제로 그런 의무감에 불타고 있다.

보수우파의 단점은 수구적 이미지다. 보수도 혁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나부터 나섰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한 번도 대회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 사실 전당대회장 밖에 걸린 현수막이나 장내 피켓 모두 규칙을 어긴 것이다. 우리는 그런 것 하나도 안 했다. 모범적으로 해서 선관위로부터 지적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이뤄낸 승리여서 더 값지다."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의 서먹했던 관계는 풀었나.

"원래부터 나하고는 친한 사이였다. (청와대 회동 때) 잘하자고 했다."

-대선에서 기여한 인물 등 소외받은 인사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나.

"배려해야 한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인데 그들에게 자리를 줄 것은 줘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은.

"당연히 해야지. 대통령과 청와대에 건의할 것이다. 그동안 당이 제 목소리를 못 냈다. 당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그것을 청와대에 계속 이야기했어야 했다.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7·30 해운대기장갑 보궐선거 지원유세 가나.

"(당연하다는 듯) 가야지."

-새누리당이 배덕광 후보를 잘 선택했다고 보나.

"배 후보가 가장 경쟁력있는 인물이다."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할 수 있나.

"(자신있게) 있다. 잘하면 6석까지도 가능하다."

-다음 총선 때 지역구(영도)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얘기한 적 있나.

"없다. 다만 '70살까지는 정치 안 한다'는 말은 한 적이 있다."

권기택·김종우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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