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콤비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PD의 신작 '괜찮아, 사랑이야'가 오는 23일 첫 방송을 탄다.

SBS 새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는 마음의 병을 짊어지고 살지만 정작 자신은 자각하지 못하고 사는 현대인들의 삶과 사랑에 대한 드라마이다. 성격이 다른 두 남녀가 가슴 깊이 숨어있는 상처를 서로 보듬어주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다. 누구나 다 안다고 하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우리 마음의 상처, 마음의 병에 관한 이야기다. 조인성과 공효진이 데뷔 후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조인성·공효진·성동일 열연
정신적 상처에 대한 편견들
'로맨틱 코미디'에 버무려 해소

"(정신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싶었다. '또라이' '정신병자'라며 상처받는 사람에게 폭력적으로 다가서는 편견을 깨는 것이 '괜찮아 사랑이야'의 핵심이다. 로코(로맨틱 코미디)로 포장했다, 웃다 울고, 울다 웃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

15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노희경 작가는 '괜찮아 사랑이야'를 "로코를 가장한 정극"이라고 규정하고 "시청률보다 정신과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에 대한 편견 깨뜨리는, 아픈자와 범죄자를 구분하고 아픈 사람에게 손가락질하지 않는, 그런 것을 알릴 수 있으면 작가로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인성은 완벽한 외모와 청산유수의 언변을 지닌 인기 추리소설가 겸 라디오 DJ 장재열 역을 맡았다. 공효진은 겉으로는 지극히 시크하지만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환자에 대한 애정이 많은 대학병원 정신과 의사 1년차 지해수를 연기한다. 서로 상극인 성격의 두 사람이 우연히 TV 토론프로그램에서 만나 티격태격하다 결국 서로를 힐링시키는 과정이 유머러스하면서 로맨틱하게 묘사될 예정이다. 

'괜찮아 사랑이야' 포스터. SBS 제공

성동일이 지해수의 첫사랑이자 정신과 개업의로, 이광수는 투렛증후군 일명 틱 장애를 앓는 카페 종업원 박수광 역을 연기한다. 엑소(EXO) 도경수(D.O)가 소설가 지망생이며 장재열의 팬으로 출연한다.

김규태 감독은 "장르적 부문을 규정하기란 어렵지만, 노희경식의 로코물이다. 겉은 유쾌하고 밝지만, 내적으로는 사랑에 대한,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다. 기존 코미디와 다르게 사실적인 코미디여서 기존 방식의 드라마 구도가 아닌 다른 톤으로 잡아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출연 계기를 묻는 말에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이후 노 작가님과 김 감독님과 다시 함께 작업하게 돼 주저없이 선택했다"며 "이번 작품은 조인성의 개인적인 모습을 보일 기회구나 생각했다. (노희경 작가가 저에 대해) 많이 연구하셨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래된 '로코퀸' 수식어를 버리고 똘똘해 보이는 역을 해보고 싶어 합류했다"고 말한 공효진은 자신이 맡은 지해수의 캐릭터에 대해 "성격파 정신과 의사다. 나이 30이 넘었지만, 이성에 대한 환상이 없는, 사랑을 잘 모르고 잠자리와 섹스가 불가능한 불안증을 몰래 갖고 있는 여자"라고 말했다.

공효진은 특히 "저라는 특이한 배우가 드라마에 발 디딜 수 있게 해 준 사람이 노희경 작가다. 같이 작업하길 꿈꿨다. 노 작가님이 유머러스하고 섹시한 정신과 의사역을 소화할 수 있을지 제의했다"고 노 작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투렛증후군 환자 역을 맡은 이광수는 "나도 어릴 때 눈을 깜빡이는 틱 장애가 있었다. 부모님이 걱정하던 기억이 있다. 정신과 의사를 만나고 치료센터 가서 얘기를 많이 나누고, 틱을 가진 가족과 많이 얘기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며 "내 연기가 투렛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면 걱정되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출연 배우들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 "조인성 씨는 두 번째 작업을 하는데, 놀라운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배우로서의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효진에 대해서 김 감독은 "굉장히 독특한 톤을 가지고 있는 배우다. 작가와 내가 의도한 느낌과는 다른 뉘앙스로 연기하는데 재미로 다가와서 행복했다"고 공효진의 연기를 칭찬했다.

이춘우 선임기자 bombi@busan.com